삼성전자의 지난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계기로 어닝시즌이 본격 개막됐다. 국내외 기업들이 잇달아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매크로(경기) 지표에서 기업 이익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주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석유화학,부품 · 소재업종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기업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주 사상 최대 이익 기대

1분기엔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이 돋보일 전망이다. 10일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케이피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6곳이다.

케이피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1055억원으로,사상 처음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학섬유 수요 증가와 국제 면화 가격 강세에 따른 주력 제품의 마진 확대가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강세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2.7% 늘어나 265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주 주가는 상장 이래 처음으로 50만원을 넘어섰다.

금호석유 호남석유 등 대형주 외에 코오롱인더스트리 카프로 등 중소형 화학주들도 사상 최대 실적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전년 동기보다 62% 늘어난 723억원,카프로는 159% 급증한 526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종목은 실적 개선폭에 비해 주가가 덜 올랐다는 점에서 저가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양기전 덕산하이메탈 등 주목

부품 · 소재 업체들은 경기 회복에 따른 업황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 회사 동양기전은 1분기 1254억원의 매출과 8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4분기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부품을 공급하는 덕산하이메탈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조진호 SK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의 시장 진입 지연으로 과점 체제가 유지되면서 2분기 이후에도 이익 증가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OCI머티리얼즈도 사상 최대 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은 실적 호조를 배경으로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동양기전은 2월 말 1만3000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8일 1만785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덕산하이메탈도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고,OCI머티리얼즈는 최근 한 달 새 20%가량 급등했다.

이 밖에 현대글로비스 삼성중공업 롯데쇼핑 NHN과 코스닥 종목인 네오위즈게임즈 CJ오쇼핑의 실적이 돋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향후 실적 발표 일정은

이번주에는 15일 하나금융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LG디스플레이가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실적을 공개하고,LG화학 삼성엔지니어링(19일) KT&G(20일) 등이 잇달아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하이닉스포스코는 각각 21일,22일께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에 잠정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29일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미국은 1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인 알코아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구글 등 주요 기업들도 이번주에 실적을 공개하며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