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한달…바뀌는 산업지도] 도요타, 14만대 감산…현대·기아차 美 점유율 1.2%P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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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붕괴
GM·포드·푸조·생산·판매중단 속출
도시바 낸드플래시 2분기 출하 5% 줄듯
GM·포드·푸조·생산·판매중단 속출
도시바 낸드플래시 2분기 출하 5% 줄듯
세계 1위 자동차회사인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3 · 11 대지진과 쓰나미(지진 해일) 여파로 한 달 동안 14만대를 감산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들로부터 부품 조달이 끊겨서다. 일본산 부품 공급 차질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중국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발(發) 글로벌 부품 서플라이체인(공급 사슬) 균열로 감산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부품 자급률이 높은 독일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글로벌 산업 경쟁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 자동차업계 40만대 감산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철강 등 일본 산업계의 피해는 전방위적이다. 10일 KOTRA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지진 이후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한 달 동안에만 40만대가량 생산량을 줄였다. 도요타의 감산 규모만 14만대에 이른다. 2,3차 협력업체들의 피해로 인해 부품 공급에 연쇄 차질이 생겨서다. 도요타 자체 조사 결과 현재 조달이 곤란한 부품 품목만 5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 · 전자 업종의 피해도 크다.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회사별로 평소 생산량과 비교해 20~50% 정도의 생산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2위인 도시바의 이와테현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도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웨이퍼 시장의 50%를 생산해온 신에쓰화학 SUMCO 등과 디스플레이 업체인 파나소닉 히타치디스플레이 등의 공장 가동 중단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철강과 정유 · 석유화학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스미토모금속공업의 가시마제철소는 가스저장시설 화재로 정상 가동을 무기 연기했다. 신일본제철 JFE스틸도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다. 최대 정유업체인 JX닛폰오일을 비롯해 센다이 가시마 지바 등 대지진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일본 석유화학단지 내 대형 업체들도 사실상 생산 재개를 포기했다. 일본 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플라이체인 균열→산업지형 재편?
일본 산업계의 생산차질은 '일본(부품 · 소재)→한국 등 신흥국(중간재)→중국(완제품 조립)→유럽,미국 등 세계 소비시장'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분업구조의 균열로 이어졌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구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직접적인 희비가 교차하는 업종은 자동차다. 미국 GM은 일본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차종에 대한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루이지애나와 뉴욕 엔진 공장을 멈추고 근로자 800여명을 일시 해고했다. 포드도 일부 차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프랑스 푸조도 디젤엔진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곽태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미국에선 지진 여파로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재고량까지 급감하고 있다"며 "일본 대지진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품 자급률이 높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수직계열화가 잘 돼 있는 현대자동차 등은 오히려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대지진으로 미국 등 일부 업체들의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부품 자급률이 높은 독일 자동차업체들과 현대차 등은 오히려 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는 3월 미국시장 점유율을 1.2%포인트 높였다.
글로벌 부품 서플라이체인 균열은 반도체 등 전기 · 전자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말 3.50달러에 불과했던 낸드플래시값(16Gb 기준)은 3.74달러로 올랐다.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회사와 웨이퍼 공급 업체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세계 1위 삼성전자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일본 동북부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공장들이 멈춰서면서 파라자일렌(PX) 등 유화 기초 원료 가격이 폭등했다. 안정세를 보여온 고철(스크랩)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일본발 수급 불균형으로 원자재 가격의 연쇄적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선 일본산 철강재 부족으로 포스코가 100만t 규모의 증산에 나서기도 했다.
장창민/김현예/이유정 기자 cmjang@hankyung.com
미국 중국 등의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발(發) 글로벌 부품 서플라이체인(공급 사슬) 균열로 감산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부품 자급률이 높은 독일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글로벌 산업 경쟁 지도가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 자동차업계 40만대 감산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철강 등 일본 산업계의 피해는 전방위적이다. 10일 KOTRA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지진 이후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한 달 동안에만 40만대가량 생산량을 줄였다. 도요타의 감산 규모만 14만대에 이른다. 2,3차 협력업체들의 피해로 인해 부품 공급에 연쇄 차질이 생겨서다. 도요타 자체 조사 결과 현재 조달이 곤란한 부품 품목만 5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 · 전자 업종의 피해도 크다.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회사별로 평소 생산량과 비교해 20~50% 정도의 생산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2위인 도시바의 이와테현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도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웨이퍼 시장의 50%를 생산해온 신에쓰화학 SUMCO 등과 디스플레이 업체인 파나소닉 히타치디스플레이 등의 공장 가동 중단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철강과 정유 · 석유화학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스미토모금속공업의 가시마제철소는 가스저장시설 화재로 정상 가동을 무기 연기했다. 신일본제철 JFE스틸도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다. 최대 정유업체인 JX닛폰오일을 비롯해 센다이 가시마 지바 등 대지진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일본 석유화학단지 내 대형 업체들도 사실상 생산 재개를 포기했다. 일본 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플라이체인 균열→산업지형 재편?
일본 산업계의 생산차질은 '일본(부품 · 소재)→한국 등 신흥국(중간재)→중국(완제품 조립)→유럽,미국 등 세계 소비시장'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분업구조의 균열로 이어졌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구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직접적인 희비가 교차하는 업종은 자동차다. 미국 GM은 일본산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차종에 대한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루이지애나와 뉴욕 엔진 공장을 멈추고 근로자 800여명을 일시 해고했다. 포드도 일부 차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프랑스 푸조도 디젤엔진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곽태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미국에선 지진 여파로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재고량까지 급감하고 있다"며 "일본 대지진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품 자급률이 높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수직계열화가 잘 돼 있는 현대자동차 등은 오히려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대지진으로 미국 등 일부 업체들의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부품 자급률이 높은 독일 자동차업체들과 현대차 등은 오히려 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는 3월 미국시장 점유율을 1.2%포인트 높였다.
글로벌 부품 서플라이체인 균열은 반도체 등 전기 · 전자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말 3.50달러에 불과했던 낸드플래시값(16Gb 기준)은 3.74달러로 올랐다. 도시바 등 일본 반도체 회사와 웨이퍼 공급 업체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세계 1위 삼성전자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일본 동북부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공장들이 멈춰서면서 파라자일렌(PX) 등 유화 기초 원료 가격이 폭등했다. 안정세를 보여온 고철(스크랩)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일본발 수급 불균형으로 원자재 가격의 연쇄적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선 일본산 철강재 부족으로 포스코가 100만t 규모의 증산에 나서기도 했다.
장창민/김현예/이유정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