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뉴욕타임스는 9일 조사전문 회사인 ‘에퀼라’를 인용,미국 200개 주요 기업 CEO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960만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2009년에 비해 12% 증가한 수준이다.이에 따라 3M 제너럴일렉트릭(GE) 시스코 등 주요 회사 최고경영자들의 연봉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일부는 불황 이전보다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CEO들의 연봉이 크게 오른 것은 미국 기업들이 많은 이익을 올려 현금이 풍부해진데 따른 것이다.작년 4분기 미국 기업들의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29.2% 급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기업 이익 급증과 CEO 연봉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CEO들이 이익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 실업률은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지만 지난 3월 8.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실업률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거의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기업 연구기관인 `거버넌스메트릭스 인터내셔널’도 지난해 미국 대기업 CEO들의 보수는 두자릿수 증가하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일반 직원들의 임금은 2.1% 오르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또 납세자들의 도움(정부 지원)으로 살아남은 골드만삭스나 캐피탈원 같은 기업의 CEO들이 뚜렷한 실적개선이 보이지 않는데도 많은 연봉을 받아가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미국 기업 CEO는 비아콤의 필리페 다우만이었다.그는 장기계약에 따른 주식보상을 합쳐 8450만 달러를 받았다.정유회사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레이 이라니 CEO가 7610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고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전년에 비해 17% 줄었음에도 7010만 달러를 받아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