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톡 경쟁자는 6억 회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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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경쟁자는 마이피플, 네이버톡, 와글 아닌 페이스북과 트위터"
최근 1000만 이용자를 돌파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11일 회사 창립 후 처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경쟁자는 세계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트위터"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현재 서비스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결국 그들과 마주치게 될 것"이라며 " 6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페이스북과 겨룰 수 있도록 한 걸음씩 꾸준히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연내 2000만 사용자 달성을 위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미국과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사업 담당자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지만 40명 정도인 현 인력을 연내 200명까지 늘리면서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글로벌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주변에 쓰는 친구들이 많아지면 쓸 수 밖에 없는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의 특성상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없고, 지금은 앱스토어 등 모바일 생태계를 통해 세계 진출이 매우 쉬운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의 해외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10%인 100만명 규모다. 미국 사용자가 41%로 가장 높고, 일본과 중동의 사용자가 각각 15%에 이른다.
김 의장은 "카카오톡이 아무런 마케팅 없이 전 세계 216개국에서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까닭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이라는 모바일 생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카카오톡 역시 다양한 오픈 플랫폼을 제공해 상생하는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사람뿐 아니라 모든 것을 연결하고 소통한다는 방향성도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애플리케이션(앱·응용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카카오 링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김 의장은 "카카오는 음악, 정보, 제품, 소셜커머스,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소통의 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은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과 달리 진입 장벽을 낮춘 오픈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며 "재능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모바일 생태계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의 철학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의 수익모델 고민과 관련해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수익모델은 만들지 않겠다는 원칙은 가지고 있다"면서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맞춤형 푸시나 모바일 광고 플랫폼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같은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활용한 수익 모델에 대한 계획도 현재 없다고 말했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기술이나 3세대(3G) 네트워크에서는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mVoIP가 불가능하다"면서 "기술적 진보나 환경적 변화가 있을 때 서비스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휴나 합병, 회사 매각에 대해서는 현재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제기된 이동통신사와의 갈등은 협력을 통해,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를 거쳐 개선해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톡의 다음 마이피플, NHN의 네이버톡 등 유사 서비스와의 차별성이나 경쟁력에 대해서 "우리가 이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고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통해 더욱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다음 번 기자간담회는 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을 때 다시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톡은 지난해 3월 출시한 지 1년여만인 지난 1일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중 10%인 100만명이 해외 가입자로 집계됐다. 가입자 평균 친구는 50명, 하루메시지는 2억개가 넘는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