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동안 분양시장 침체로 고전했던 건설업체들이 대기업 투자지역을 대상으로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기업이 입주하면 아파트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임직원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구매력이 뒷받침된다는 점을 겨냥해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진출 후보지 가운데 아파트 분양 대상지로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인천 송도국제도시다. 삼성그룹은 지난 2월 송도 바이오메디파크에 2020년까지 2조원을 들여 27만4000㎡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시설 및 바이오 시밀러 연구 · 개발(R&D) 시설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송도국제도시 5공구에서 1516가구 규모의 송도더샵그린스퀘어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42층 12개동 규모로 아파트는 전용면적 64~125㎡로 구성된다. 단지 건폐율(땅 면적 대비 건축 바닥면적 비율)이 9.8%여서 빽빽하게 들어선 일반 아파트 단지와 구별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간 거리는 최대 185m에 이른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6월에도 D11,16블록에 전용 84~187㎡로 구성된 119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GS칼텍스가 2013년까지 14만㎡ 규모의 가전제품 및 자동차부품용 최첨단 복합수지 생산공장을 짓기로 한 경남 진주시에서도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진주시 초전동에서 133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상반기에 분양키로 하고 세부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현대엠코도 인근 초장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상반기 1954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수원 공장의 두 배에 이르는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투자 계획을 밝힌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도 분양 대상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이달 평택시 장안동에서 1943가구 규모의 '평택 북시티'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69~106㎡로 구성된다.

한라건설은 1만50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과 가까운 화성시 조암리에서 한라비발디 635가구를 분양 중이다. 두산건설도 삼성반도체 공장과 협력업체 종사자가 많은 화성시 반월동에서 두산위브 923가구를 오는 7월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대행업체인 랜드비전의 이창언 사장은 "삼성전자가 진출해 있는 수원을 비롯해 창원,거제,당진 등 기업도시는 상품 구매력이 높고 유동 자금도 풍부하다"며 "송도 평택 등 새로 기업도시로 변모하는 지역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