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GPS 유료화 대비하라"…中·日·러·인도, 독자 시스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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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가린 우주비행 50년…다극화된 우주 전쟁
EU, 3년 내 GPS위성 32개
中, 올해 화성 탐사선 발사
러, 우주 예산 4년 새 3배
EU, 3년 내 GPS위성 32개
中, 올해 화성 탐사선 발사
러, 우주 예산 4년 새 3배
옛 소련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12일로 50주년을 맞는다. 유리 가가린은 1961년 4월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108분 동안 우주를 비행한 뒤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가가린의 우주비행으로 촉발된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개발 전쟁은 현재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이 가세해 다극화됐다. 또 우주선을 직접 쏘아 올리는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고 범지구위성항법시스템(GPS) 개발 등 실생활에 쓰일 수 있는 분야로 전선이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의 GPS 독점 깨질까
GPS 개발은 가장 활발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주개발 분야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GPS 기술을 이용할 때 미국의 위성을 사용한다. GPS는 원래 미국 국방부가 미사일을 유도하기 위해 1978년부터 구축한 군사용 네트워크다. 1983년 군사기밀에서 해제돼 공공용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GPS 기술은 차량용 내비게이션,휴대폰,항공기 자동비행,선박 항로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이처럼 중요한 기술을 미국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독자적인 GPS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는 GPS 사용료를 받지 않았지만 언제 유료로 전환할지 모르고 군사목적 등으로 GPS 오차범위를 고의로 늘리거나 아예 사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군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미군을 제외한 다른 사용자들의 GPS 오차 범위를 100m까지 늘린 바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판 GPS'인 글로나스(GLONASS)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옛 소련 시절 24개까지 위성을 띄웠던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위성 숫자가 8개로 줄었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 때부터 다시 숫자를 23개로 늘렸다. 러시아는 올해 안에 24번째 위성과 2개의 예비위성을 띄울 계획이다. 러시아는 위성을 24개 확보하면 전 세계의 위치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일 베이더우(北斗) 탐사위성 8호 발사에 성공했다. 베이더우는 중국이 2000년부터 시작한 군사목적 GPS 사업이다. 중국은 2012년까지 10여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커버하고 2020년까지는 30개 이상의 위성을 배치해 지구 전역의 위치정보를 서비스할 방침이다.
EU는 2002년부터 갈릴레오라는 독자적 위성항법시스템을 추진해왔다. 2005년 첫 시험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2014년까지 위성 32개를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EU 소속이 아닌 나라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06년에 협정을 체결했다. 이 밖에 일본 인도 등도 독자적인 위치정보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다극화된 우주 전쟁
과거에는 우주개발 경쟁이 미국과 러시아 등 양강 체제였지만 지금은 중국 인도 등 후발주자들이 가세해 다극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2003년 10월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하면서 우주개발의 본격적 서막을 알렸다. 2007년에는 최초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嫦娥) 1호를 쏘아 올려 달 표면 사진 등 각종 과학 자료를 수집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두 번째 달 탐사위성인 창어 2호를 발사했다. 중국은 15년 안에 우주인 2~3명을 달에 보냈다가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안에 화성탐사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인도는 2008년 첫 달 탐사위성인 찬드라얀 1호를 발사했다. 2013년에는 후속기인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2016년에는 첫 유인 우주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다만 작년 4월 정지궤도위성발사체(GSLV)와 12월 통신위성 발사에 잇따라 실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기존 우주개발 강국인 러시아는 올해 연방우주청 예산으로 35억달러를 배정했다. 2007년과 비교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미국은 올 상반기에 인데버호와 아틀란티스호 등 우주왕복선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하는 등 사실상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최근 경제난과 맞물려 예산 지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앞으로 우주개발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꿔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항법시스템으로 3개 이상의 위성으로부터 시간과 거리 측정치를 수신해 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해주는 시스템.위도 경도 고도 등의 위치 정보,속도 정보,정확한 시간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민간용 GPS는 위치 오차가 10~15m,속도 오차는 초당 3㎝ 정도다. 단순한 위치 정보 제공에서 항공기 선박 자동차의 자동항법 및 교통관제,유조선의 충돌 방지,대형 토목공사의 정밀 측량,지도 제작,위성통신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미국의 GPS 독점 깨질까
GPS 개발은 가장 활발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주개발 분야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GPS 기술을 이용할 때 미국의 위성을 사용한다. GPS는 원래 미국 국방부가 미사일을 유도하기 위해 1978년부터 구축한 군사용 네트워크다. 1983년 군사기밀에서 해제돼 공공용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GPS 기술은 차량용 내비게이션,휴대폰,항공기 자동비행,선박 항로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EU) 등은 이처럼 중요한 기술을 미국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독자적인 GPS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는 GPS 사용료를 받지 않았지만 언제 유료로 전환할지 모르고 군사목적 등으로 GPS 오차범위를 고의로 늘리거나 아예 사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군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미군을 제외한 다른 사용자들의 GPS 오차 범위를 100m까지 늘린 바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판 GPS'인 글로나스(GLONASS)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옛 소련 시절 24개까지 위성을 띄웠던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위성 숫자가 8개로 줄었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 때부터 다시 숫자를 23개로 늘렸다. 러시아는 올해 안에 24번째 위성과 2개의 예비위성을 띄울 계획이다. 러시아는 위성을 24개 확보하면 전 세계의 위치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0일 베이더우(北斗) 탐사위성 8호 발사에 성공했다. 베이더우는 중국이 2000년부터 시작한 군사목적 GPS 사업이다. 중국은 2012년까지 10여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커버하고 2020년까지는 30개 이상의 위성을 배치해 지구 전역의 위치정보를 서비스할 방침이다.
EU는 2002년부터 갈릴레오라는 독자적 위성항법시스템을 추진해왔다. 2005년 첫 시험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2014년까지 위성 32개를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EU 소속이 아닌 나라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06년에 협정을 체결했다. 이 밖에 일본 인도 등도 독자적인 위치정보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다극화된 우주 전쟁
과거에는 우주개발 경쟁이 미국과 러시아 등 양강 체제였지만 지금은 중국 인도 등 후발주자들이 가세해 다극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2003년 10월 첫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하면서 우주개발의 본격적 서막을 알렸다. 2007년에는 최초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嫦娥) 1호를 쏘아 올려 달 표면 사진 등 각종 과학 자료를 수집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두 번째 달 탐사위성인 창어 2호를 발사했다. 중국은 15년 안에 우주인 2~3명을 달에 보냈다가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안에 화성탐사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인도는 2008년 첫 달 탐사위성인 찬드라얀 1호를 발사했다. 2013년에는 후속기인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2016년에는 첫 유인 우주선도 발사할 계획이다. 다만 작년 4월 정지궤도위성발사체(GSLV)와 12월 통신위성 발사에 잇따라 실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기존 우주개발 강국인 러시아는 올해 연방우주청 예산으로 35억달러를 배정했다. 2007년과 비교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미국은 올 상반기에 인데버호와 아틀란티스호 등 우주왕복선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하는 등 사실상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최근 경제난과 맞물려 예산 지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앞으로 우주개발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꿔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위성항법시스템으로 3개 이상의 위성으로부터 시간과 거리 측정치를 수신해 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해주는 시스템.위도 경도 고도 등의 위치 정보,속도 정보,정확한 시간 등을 계산할 수 있다. 민간용 GPS는 위치 오차가 10~15m,속도 오차는 초당 3㎝ 정도다. 단순한 위치 정보 제공에서 항공기 선박 자동차의 자동항법 및 교통관제,유조선의 충돌 방지,대형 토목공사의 정밀 측량,지도 제작,위성통신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