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사태에 대한 평가를 국제원자력 사고등급(INES)상 최악인 ‘레벨 7’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일본 총리 자문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요오드-131로 환산할 때 최고 시간당 1만T㏃(테라베크렐=1조베크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다라메 하루키(班目春樹) 위원장은 이 같은 방출이 수 시간에 걸쳐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는 수만 T㏃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됐고, INES상 최악인 레벨 7에 해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앞서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지난달 18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1979년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수준인 ‘레벨 5’로 잠정 평가했었다.

한편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하마도리(浜通り)에서 11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이날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하마도리와 이바라키(茨城)현 남부 지방에서 진도 6,이바라키 북부 지방에서 진도 5가 관측됐다. 도쿄 도심 고층 빌딩에서도 약 1분간 진동이 느껴졌다.

지진 직후 후쿠시마현 제1원자력발전소 1~3호기의 외부 전원이 한때 차단돼 냉각수 주입이 중단됐다. NHK는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소방 펌프를 이용해 원자로에 물을 주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니시야마 히데히코(西山英彦)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 심의관은 "외부 전원이 복구됐고 냉각수 주입도 재개됐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한때 작업원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지만 니시야마 심의관은 "이는 원전 이상 때문이 아니라 쓰나미 주의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후쿠시마현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6.0과 5.2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본열도가 다시 긴장했다.

이런 가운데 '3 · 11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늦어지면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로 일본 수출품이 해외에서 거부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농수산물뿐 아니라 자동차 가전제품 등 공산품에 대해서도 외국에서 방사선 검사를 요구해 수출이 정체되는 등 실질적인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장성호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