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13일 '2011 동반성장 협약식'을 개최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추진하는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 56개 대기업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관심은 삼성이 내놓을 동반성장 협력 방안의 수위다. 재계 1위 그룹이란 상징성이 있는데다 최근 세무조사 등 정부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삼성이 상당한 수준의 협력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리게 될 협약식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등 9개 계열사들이 참가한다.

김순택 미래전략실장과 함께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박상진 삼성SDI 사장,박종우 삼성전기 사장,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 등 9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한다. 정부 측에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특히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싸고 이건희 삼성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이번 행사를 앞두고 CEO 중에 누가 참석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원래 동반성장 등 협력사와의 상생을 다루는 행사는 이윤우 부회장이 총괄하는데 이번에는 최지성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대외업무 라인이 아닌 김순택 실장이 참석하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은 발표 내용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기업은행과 1조원 규모의 '협력사 동반성장 펀드'를 내놓는 등 이미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룹 관계자는 "협력사 거래대금 100% 현금결제 등을 이미 삼성 각 계열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내놓을 게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며 "각 계열사들과 이미 발표한 내용 이외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할 수 있는지를 지금까지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29일 1585개 협력사에 운영자금과 연구 · 개발(R&D),시설투자비 등의 명목으로 4200억원가량을 지원키로 한 것 이상의 내용을 삼성그룹이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작년에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계열사별로 발표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더해 최소한 5000억원 이상,많게는 1조원가량의 추가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