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체 실적 살펴보니] 역시 루이비통! 작년 국내 매출 4273억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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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디올은 마이너스
스와치·롤렉스 매출 급증
사회 공헌엔 여전히 인색
스와치·롤렉스 매출 급증
사회 공헌엔 여전히 인색
프랑스 대표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지난해 국내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면 이탈리아 명품업계의 선두 주자인 구찌그룹코리아의 매출은 감소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브랜드들의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루이비통코리아가 1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4273억원(면세점 매출 제외)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09년(3721억원)에 비해 15% 늘어난 수치다.
국내에서 연매출 4000억원이 넘는 명품 브랜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캐주얼 아웃도어 신사복 등 전체 패션 분야로 따져도 제일모직 빈폴과 골드윈코리아의 노스페이스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루이비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한 해 전(418억원)보다 25% 늘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은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연령대를 고객으로 삼을 만큼 다양한 가격대와 많은 상품 수를 갖춘 게 강점"이라며 "할인 판매를 단 한번도 안 할 정도로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해온 것도 중장기적인 매출 확대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루벨코리아가 담당하는 면세점 매출이 2000억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루이비통이 국내에서 거둔 전체 매출은 6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명품 브랜드들은 가팔랐던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
구찌그룹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2730억원으로 2009년(2820억원)보다 3%가량 줄었다. 영업이익도 452억원에서 43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구찌는 루이비통이 소속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글로벌 라이벌인 피노프렝탕레두트(PPR)그룹의 대표 브랜드로,국내에서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과 함께 '명품 4강'으로 꼽힌다. 구찌그룹코리아에는 구찌와 이브생로랑,부쉐론 등이 소속돼 있으며 루이비통과 달리 면세점 매출도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구찌가 부진했다기보다는 비교 시점인 2009년 매출이 이례적으로 좋았던 점을 매출 하락의 이유로 보고 있다. 구찌의 2009년 매출은 2008년에 비해 40%나 증가했다.
크리스찬디올도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매출은 한 해 전의 317억원에서 304억원으로 떨어졌고,영업수지는 19억원 흑자에서 2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불가리와 펜디는 두 자릿수였던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루이비통과 페라가모(16%)를 제외하면 대다수 의류 · 잡화 중심 명품업체들의 성장률이 10%를 밑돌았다.
반면 '명품 시계 열풍'에 힘입어 스와치코리아와 한국롤렉스의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오메가 브레게 블랑팡 론진 라도 등 명품 시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스와치그룹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1197억원으로 32%나 상승했다. 롤렉스 역시 560억원으로 28%나 뛰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의류가 주력인 명품 브랜드는 성장세가 꺾인 반면 가방 등 잡화 부문에 강한 브랜드들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남성이 늘면서 명품 시계 매출이 급증하는 것도 눈에 띄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명품업체들이 기부금에 인색하기는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루이비통의 기부금 액수는 국내에서 거둔 매출의 0.001%에도 못 미치는 5855만원에 그쳤다. 구찌는 3728만원,페라가모는 2746만원을 각각 기부했다. 샤넬과 에르메스의 한국법인은 유한회사여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
오상헌/민지혜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