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ㆍ헤드 등 신제품 출시
토닝화로 대표되는 '기능성 신발'들이 주도해온 워킹화 시장에 기능성을 아예 없앤 정반대 개념의 '베어풋'(맨발) 제품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토닝화가 '불편함이 가져다주는 기능성'으로 승부했다면,베어풋 제품은 '신발을 신지 않은 듯한 편안함'이 무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헤드 휠라 머렐 등 주요 스포츠 · 아웃도어 업체들이 잇따라 베어풋 제품들을 선보였다. 휠라는 자체 개발한 베어풋 라인인 '스켈레토즈'를 지난 주말부터 전국 280여개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서 판매에 들어간 지 2개월 만에 35만개나 판매된 데 힘입어 국내 출시 시점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켈레토즈의 특징은 발가락 모양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과 얇은 밑창으로 맨발로 걷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의 스포츠브랜드 헤드도 최근 '베어풋 플렉스'를 내놓았다. 밑창에 동물의 발바닥 모양을 닮은 13개의 동그란 고무판을 장착,맨발로 걸을 때처럼 발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지도록 설계했다. 또 걸을 때 발의 중간 부분부터 바닥에 닿도록 신발 뒷부분과 앞부분과의 높이 차이를 일반 운동화보다 0.2㎝ 정도 낮은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발목과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한승범 헤드 신발기획팀 부장은 "자체 조사 결과 베어풋 신발을 신을 때 다리를 더 높이 들어올릴 뿐 아니라 발과 종아리의 근육도 보다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화승이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도 베어풋 제품을 선보였고,나이키도 발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살린 '프리' 라인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베어풋 진영'의 도전에 토닝화 업체들은 신규 라인 확대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걷기 전용 토닝화'로 히트를 친 스케처스는 올 들어 달리기 전용 제품과 트레일용 제품 등을 추가로 내놓았다. 리복은 최근 토닝화에 어울리는 의류 제품을 내놓으며 '토털 토닝 컬렉션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짰다.
김주성 롯데백화점 스포츠 담당 선임 상품기획자(CMD)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베어풋이 토닝화에 못지 않은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국내 워킹화 시장 규모가 연간 6000억~7000억원으로 커지면서 토닝화 베어풋 등으로 시장이 세분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