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고려하나. "(김춘진 민주당 의원) "아니다. "(서남표 KAIST 총장) "사태를 수습한 뒤 용퇴할 생각은 없나. "(안민석 민주당 의원) "두고 봐야 한다. "(서 총장)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12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서 총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KAIST 학생들의 잇단 자살 원인과 대책을 따졌다.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고 서 총장은 "퇴진할 생각이 없다"고 맞섰다.

◆"사퇴하라" VS "안 한다"

여야 의원들은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목숨을 끊은 것은 잘못된 학사 운영에서 비롯됐다"며 서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 서 총장은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물러날 거냐"는 김춘진 의원의 질문에 서 총장은 "여러 가지로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김 의원이 다시 "사퇴를 고려한다는 거냐"고 묻자 서 총장은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사퇴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서 총장은 "이사회에서 얘기할 사항"이라며 "시작한 일을 어느 정도 마치고 그만두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사태를 수습한 뒤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며 재차 따지자 서 총장은 "그건 두고 봐야 한다"고 피해갔다.

◆"징벌적 등록금제 폐지"

서 총장은 징벌적 등록금제와 100% 영어 강의 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징벌적 등록금제 도입이 잘한 일이냐"고 묻자 서 총장은 "성적에 따른 수업료 징수제도를 없애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일정 과목은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강의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영어 강의에 부담이 많은 1학년생들은 대부분 한국어로 강의를 듣게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자신의 개혁 정책에 대한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박보환 한나라당 의원이 "학사 운영에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하자 서 총장은 "전체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그러면 왜 개선하려고 하느냐"고 따지자 서 총장은 "부분적으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교과부 감사 결과 논란

교과부의 KAIST 종합감사 결과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이 장관은 KAIST 감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제도와 학교 경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서 총장은 "한 달 안에 이의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은 "절차를 무시하고 총장인터뷰에서 잘 보이면 교수로 임용했다"고 지적했다. 서 총장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이 장관은 "교원 신규 채용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은 맞다"고 답변했다.

서 총장은 공사 입찰과 관련해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전임 부총장이 보고한 것을 그냥 받아들인 것"이라며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학연금 가입이 부적정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