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융회사들로 구성된 대주단이 삼부토건 및 동양건설산업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장 여부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대주단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을 경우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은 자율 워크아웃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주단은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PF 대출 연장 여부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만기 도래분은 1900억원 정도로 알려졌으며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의 전체 PF 채무는 각각 2250억원씩 총 4500억원이다.

대주단은 만기 연장을 위해선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이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담보 제공이 가능하지만 동양건설은 담보 여력이 충분치 않아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현재로선 자체 보유자금을 동원하면 PF 만기를 막을 수 있는 데다 추가로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며 "그러나 동양건설의 지급보증까지 책임지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대주단에 전했다"고 말했다.

대주단이 대출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두 회사는 워크아웃 절차 등을 밟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 없는 상황에서 워크아웃은 불가능하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연장이 안 되면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을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우선 대주단의 논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전국에 100만평 이상 땅을 갖고 있어 대주단이 10개월 만기 연장을 해줄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는 동양건설의 담보 제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데 법적으로 삼부토건이 연대보증을 선 만큼 일단 만기를 연장해주고 양측의 의사를 조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은 서울 내곡동 13만2379㎡ 부지에 3층 이하 고급 단독주택을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시행자는 우리강남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로 삼부토건(25.5%)과 동양건설(25.5%),아르웬(42.0%)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 PF 개발사업 대주단은 우리은행과 농협 부산은행 외환은행 동양종금증권 등 20개 회사로 구성돼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