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자동차의 2인자인 패트릭 펠라타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가 전기차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직원을 잘못 해임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COO 자리에서 물러났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르노자동차는 지난 11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펠라타 COO의 사직서를 수리했다.펠라타는 계열사인 닛산자동차와의 협력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새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 논란은 작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르노의 전기차 기술개발을 맡았던 일부 직원들이 돈을 받고 핵심기술을 외부로 빼돌렸다는 투서가 르노 경영진에 배달됐다.회사측은 감사 결과 기술담당 직원 3명의 계좌에서 의심스런 거래내역을 확인하고 지난 1월 이들을 해고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프랑스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사태는 확산됐다.지난달 검찰이 “스파이 사건이 아니며 누군가 사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짓자 경영진이 수세에 몰렸다. 검찰은 르노의 보안부서 담당 직원이 투서를 조작한 것으로 추정했다.검찰 발표 직후 사임 의사를 밝혔던 펠라타는 카를로스 곤 르노 최고경영자(CEO)의 만류로 COO 자리를 지켜왔지만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르노 이사회는 곤 회장도 책임을 지고 연간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1984년 르노에 입사한 펠라타는 곤 회장과 프랑스 명문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함께 공부해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2005년 곤의 CEO 승진과 함께 프랑스로 돌아온 그는 2008년부터 COO를 맡아 르노의 사업전략을 총괄하며 곤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