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가 불법 온상인 양…" 화랑街 심리적 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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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사건ㆍ사고 연루에 시장 급랭
거래 투명화 ㆍ세제혜택 늘려야
거래 투명화 ㆍ세제혜택 늘려야
"미술계가 늘 부정적인 이슈로만 주목받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마치 '탈세와 불법의 온상'인 양 부풀려지는 것도 문제고요. "(노승진 노화랑 대표) "지난해 말부터 바닥을 다진 미술시장이 잇단 악재로 다시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
미술계 분위기가 어둡다. 최근 오리온그룹의 고가 미술품 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롯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부산저축은행의 화랑 불법 대출 사건 이후 컬렉터의 발길이 뜸해졌다. 기업 등 '큰 손'들의 미술품 구입이 중단되면서 전시회도 소장품 위주의 기획전이나 소규모 아트페어(그림 장터)로 바뀌고 있다.
◆작가도 화랑도 심리적 공황
미술계는 사실 여부를 떠나 각종 사건에 갤러리 이름과 작품 제목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를 경계하고 있다. 차대영 한국미술협회이사장은 "화가만 10만명인데 몇몇 화랑의 잘못된 상거래만 갖고 전체 미술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술계의 고민이었던 양도세 문제가 2년 유예된 상황에서 비자금 사건이 불거지자 미술계는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동재 아트사이드 대표는 "화랑과 작가들은 작품 판매와 관련된 각종 세금을 다 내고 있는데 마치 '탈세의 온상'처럼 비쳐지고 있다"고 했다. 미술품 비자금 구매의 '잡음'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매시장은 다소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화랑가의 체감 경기는 바닥이다. 그동안 누적된 불안 심리까지 가세했다. 화랑들은 컬렉터들의 발길이 끊긴 것도 답답하지만 비자금 의혹 때문에 기업들이 작품 구입을 아예 포기할까봐 더 걱정하고 있다.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대표는 "미술시장이 그렇잖아도 주춤하고 있는데 이번 일 때문에 화랑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심리적 불안이 미술품 구매 중단을 낳고,이것이 또 불안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시장 투명성 확보해야
미술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격 책정이나 거래 시스템을 투명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민 · 관 합동으로 '미술품 유통구조개선협의회'(가칭)를 만들어 거래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미술품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기업의 미술품 구매에 대한 조세감면 조치를 확대하고 미술품 투자의 일부를 손비처리할 수 있도록 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찬규 학고재 화랑 대표는 "프랑스는 생존 작가의 작품 구입비 관련 세금을 20년에 걸쳐 공제하며,국가에 기증을 약정한 미술품의 구입비용은 전액 돌려준다"며 "우리도 기업의 손비처리 한도를 현재 300만원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벨기에도 기업의 사업용 신축 건물에 걸 목적으로 구입한 자국 작가의 작품에 대해 감가상각비용을 공제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미술계 분위기가 어둡다. 최근 오리온그룹의 고가 미술품 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비롯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부산저축은행의 화랑 불법 대출 사건 이후 컬렉터의 발길이 뜸해졌다. 기업 등 '큰 손'들의 미술품 구입이 중단되면서 전시회도 소장품 위주의 기획전이나 소규모 아트페어(그림 장터)로 바뀌고 있다.
◆작가도 화랑도 심리적 공황
미술계는 사실 여부를 떠나 각종 사건에 갤러리 이름과 작품 제목이 오르내리는 것 자체를 경계하고 있다. 차대영 한국미술협회이사장은 "화가만 10만명인데 몇몇 화랑의 잘못된 상거래만 갖고 전체 미술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술계의 고민이었던 양도세 문제가 2년 유예된 상황에서 비자금 사건이 불거지자 미술계는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동재 아트사이드 대표는 "화랑과 작가들은 작품 판매와 관련된 각종 세금을 다 내고 있는데 마치 '탈세의 온상'처럼 비쳐지고 있다"고 했다. 미술품 비자금 구매의 '잡음'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매시장은 다소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화랑가의 체감 경기는 바닥이다. 그동안 누적된 불안 심리까지 가세했다. 화랑들은 컬렉터들의 발길이 끊긴 것도 답답하지만 비자금 의혹 때문에 기업들이 작품 구입을 아예 포기할까봐 더 걱정하고 있다.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대표는 "미술시장이 그렇잖아도 주춤하고 있는데 이번 일 때문에 화랑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심리적 불안이 미술품 구매 중단을 낳고,이것이 또 불안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시장 투명성 확보해야
미술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격 책정이나 거래 시스템을 투명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민 · 관 합동으로 '미술품 유통구조개선협의회'(가칭)를 만들어 거래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미술품 거래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기업의 미술품 구매에 대한 조세감면 조치를 확대하고 미술품 투자의 일부를 손비처리할 수 있도록 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우찬규 학고재 화랑 대표는 "프랑스는 생존 작가의 작품 구입비 관련 세금을 20년에 걸쳐 공제하며,국가에 기증을 약정한 미술품의 구입비용은 전액 돌려준다"며 "우리도 기업의 손비처리 한도를 현재 300만원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벨기에도 기업의 사업용 신축 건물에 걸 목적으로 구입한 자국 작가의 작품에 대해 감가상각비용을 공제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