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합성고무 생산업체인 금호석유의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오는 14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는 금호석유에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금호석유와 관련한 검찰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만일 금호석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명날 경우에는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12일 오전 10시37분 현재 금호석유는 전날보다 2.89% 하락한 1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호석유는 이날 장 초반 4%대 넘게 급등하며 최고가를 18만1500원으로 경신했지만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직후 11%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금호석유는 1분기 실적 기대감에 이달초부터 전날까지 약 18% 급등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석유 본사에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국거래소는 금호석유에 이날 오후 6시까지 횡령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했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향후 검찰의 수사 결과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일 이 사안이 금호석유에 대한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단기 악재에 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가격이 인상되고, 금호석유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금호석유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93.1% 증가한 203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대체재인 천연고무 가격이 급등해 합성고무의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만약 비자금 조성 규모나 최대주주 관련 사안 등 금호석유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악재로 밝혀진다면 주가엔 치명적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금호석유 등 금호그룹 전반의 악재로 판명난다면 기관 투자자들의 금호그룹에 대한 신뢰가 다시 한번 훼손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악재가 터져 나온다면 기관 매물로 금호석유 주가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자금 조성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지고 있어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앞으로 대응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