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총액대출한도 금리도 지난달과 같은 수준에서 동결됐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은 인상과 동결을 반복하는 '징검다리' 방식을 이어갔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부터 격월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올해 1월, 3월에도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약 89%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실제로 금통위가 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한 것은 지난 2007년 8월 뿐이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이라고 시장전문가들은 분석했다.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정정불안과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문제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줄어들지 않은 가운데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동철 우리선물 채권·금리 연구원은 "국내 물가상승압력이 큰 상황이지만, 3~4월을 고점으로 상승압력이 줄어들 거라는 관측이 많다"며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고려, 전체적인 속도조절을 해나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은이 치솟는 물가를 내버려두는 것 아니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주된 배경이 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들어 석 달째 4%대를 웃돌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4.7%까지 급등하며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으며, 1월, 2월에도 각각 4.1%, 4.5% 올랐다.

또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년동월대비 7.3%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1~2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다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지난 2009년 1월 3.0%에서 2.5%로 내려간 뒤 2월에는 사상최저치인 2.0%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7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