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이후 나타난 빠른 반등국면이 일단락 됐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이틀째 하락하며 상승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현행대로 동결키로 했다. 이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됐던데다 오는 14일에는 옵션만기가 예정돼 있어 증시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조정에 대한 두려움보다 '잠시 쉬었다 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악재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적이 확실한 업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꼬인 수급은 풀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6일 이후 전날까지 19거래일 연속 전기전자와 금융, 운수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사들여 코스피지수를 8.4% 끌어올렸다.

반면 투신(자산운용사)은 지난 8일 순매수한 반면 전날 다시 2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보이며 연일 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투신 매도의 주요 원인은 주식형 펀드 환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순매수 추이는 이어지겠지만 투신의 매수 참여 없이는 2분기 2300~2400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는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물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ELS(주가연계증권)와 랩어카운트 등 대체상품의 장점이 주식형 펀드 투자의 이점보다 크게 느껴지는 구간"이라며 "투신의 미약한 매수세로 당분간 지수는 기간 조정을 받거나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상승의 탄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도 업종으로부터 타 업종으로 관심이 확산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는 이미 가격에 대한 부담이 형성돼 있어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신뢰가 있어도 가격 수준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기존 주도주만으로는 코스피 추가 상승 강도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주도주외 국내 증시를 구성하고 있는 업종들의 이익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다면 특정 업종에 집중됐던 기대감이 증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