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순수 반도체 회사인 하이닉스의 경우 D램 가격 상승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될 전망이지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의 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서다.

12일 오후 1시 45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50원(0.79%) 오른 3만2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1.60% 오른데 이은 이틀째 강세다. 하이닉스는 지난달 22일 이후 전날까지 14.18% 급등했다. 지난 6일에는 3만3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월 들어 90만원대 아래로 내려간 삼성전자는 지난달 후반 9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이날까지 닷새 연속 내림세를 타며 88만원대까지 미끄러졌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하이닉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상반월 D램 고정가격은 직전대비 6%대 상승을 기록했다. DDR3 1Gb은 6.6% 상승한 0.97달러, 2Gb은 6.3% 상승한 2.03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하반월 3% 상승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고정가격이 상승한 것.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5~6월에 추가적으로 상승할 경우 더 높은 분기 평균 가격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계산되는데, 5,6월 D램 고정가격 상승률이 각각 2%만 되더라도 2분기 평균 가격은 약 11.2%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가격 상승률은 D램 업체들의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외에 LCD, 휴대폰, 가전 등 다른 사업부의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 보다 하이닉스가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어 더욱 매 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양사의 주가 차별화는 이같은 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애플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IT담당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2, 갤럭시탭2 등이 출시되고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모습이 나타나야 삼성전자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해야 한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주가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며 반도체 사업부를 중심으로 2분기 실적 개선폭도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 주가 조정시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

HSBC증권도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가격에 긍정적으로 반영하는 하이닉스를 좋게 보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전사적인 부문에서 영업이 좋아지고 있는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상단인 2.2배보다 낮은 1.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NAND 가격 상승, 앞선 기술력으로 반도체 사업부에서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2분기 갤럭시S2 출시 등으로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라는 점 등을 투자포인트로 꼽았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