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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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대(UCLA) 백인 여학생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이 큰 이슈가 됐다. 알렉산드라 월리스 양이 올린 동영상은 대학 도서관에서 휴대폰으로 크게 떠들며 통화하는 동양계 학생들을 흉내내면서 이들을 심하게 비하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아시안계 학생들은 격한 분노를 표출했고 학교는 월리스양의 징계까지 심각히 고려했다. 반면에 뉴욕타임스는 이 문제를 헌법에 규정한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며 해당 여학생을 거들었다. 문제를 일으킨 월리스양은 사면에서 조여오는 압력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자퇴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 '배려'라는 단어였다. 유튜브의 원인 제공을 한 동양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휴대폰을 쓰는 것 자체가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월리스양이 그 학생들을 못마땅히 여겨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린 것도 마찬가지다. 사건을 미국 헌법 문제로까지 비화될 정도로 확대시킨 주요 신문 또한 타인종에 대한 인식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배려'라는 말을 또 생각케 하는 것이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계다. 지진과 쓰나미,원전사고라는 엄청난 참화를 겪고 있는 일본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질서를 지키는 모습과,서로 남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세계의 언론들은 놀라움과 칭찬을 함께 전한다. 한국 언론도 '간바레 일본'을 외치며 일본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는 일본을 돕자는 운동이 불같이 일어나 한국인의 배려하는 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참된 배려의 마음에 어긋나게 일본은 며칠 전 독도가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또다시 임진왜란 등으로 한국 사람에게 수많은 고통을 겪게 했던 것에 대한 참회는커녕 아직도 영토 확장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위안부,세균부대 실험,결사항전이란 미명 아래 자결을 강요하는 등의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른 역사를 대하는 자세와 이번 원전 방사능 사고 대응 방식에서처럼 일본인들과 일본 정부는 잘못에 대해 끝까지 부인하며 숨기려 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피해자인듯 포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중적 문제아적 모습의 일본에 대해 이곳 워싱턴 지역에서는 일본 돕기 성금운동을 중지하기로 했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결정을 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배려는 조건적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배반,이간,중상모략,무정,무시,버림 등을 당하면 앙갚음을 먼저 하고 싶어 한다지만 참된 배려는 오히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에게조차 먼저 다가가는 사랑의 마음일 것이다.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으로 일본인을 돕기 위한 한국인의 성금운동이 계속 이어져 이번 기회에 일본인이 한국인의 넓은 마음과 참된 배려를 깨닫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안창호 < 美렉산제약 회장 ahnch@rexahn.com >
이에 대해 아시안계 학생들은 격한 분노를 표출했고 학교는 월리스양의 징계까지 심각히 고려했다. 반면에 뉴욕타임스는 이 문제를 헌법에 규정한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며 해당 여학생을 거들었다. 문제를 일으킨 월리스양은 사면에서 조여오는 압력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자퇴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생각한 것이 '배려'라는 단어였다. 유튜브의 원인 제공을 한 동양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휴대폰을 쓰는 것 자체가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월리스양이 그 학생들을 못마땅히 여겨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린 것도 마찬가지다. 사건을 미국 헌법 문제로까지 비화될 정도로 확대시킨 주요 신문 또한 타인종에 대한 인식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배려'라는 말을 또 생각케 하는 것이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계다. 지진과 쓰나미,원전사고라는 엄청난 참화를 겪고 있는 일본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질서를 지키는 모습과,서로 남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세계의 언론들은 놀라움과 칭찬을 함께 전한다. 한국 언론도 '간바레 일본'을 외치며 일본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는 일본을 돕자는 운동이 불같이 일어나 한국인의 배려하는 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참된 배려의 마음에 어긋나게 일본은 며칠 전 독도가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또다시 임진왜란 등으로 한국 사람에게 수많은 고통을 겪게 했던 것에 대한 참회는커녕 아직도 영토 확장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위안부,세균부대 실험,결사항전이란 미명 아래 자결을 강요하는 등의 반인륜적 만행을 저지른 역사를 대하는 자세와 이번 원전 방사능 사고 대응 방식에서처럼 일본인들과 일본 정부는 잘못에 대해 끝까지 부인하며 숨기려 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피해자인듯 포장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이중적 문제아적 모습의 일본에 대해 이곳 워싱턴 지역에서는 일본 돕기 성금운동을 중지하기로 했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결정을 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배려는 조건적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배반,이간,중상모략,무정,무시,버림 등을 당하면 앙갚음을 먼저 하고 싶어 한다지만 참된 배려는 오히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에게조차 먼저 다가가는 사랑의 마음일 것이다.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으로 일본인을 돕기 위한 한국인의 성금운동이 계속 이어져 이번 기회에 일본인이 한국인의 넓은 마음과 참된 배려를 깨닫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안창호 < 美렉산제약 회장 ahnch@rexah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