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미국을 구원할 캐나다 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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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가장 많은 원유를 수출하는 나라가 중동에 있는 국가가 아닌 캐나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하루 평균 1100만배럴 정도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이 중 200만배럴을 캐나다에서 공급받는다.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의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막대한 원유를 보유한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서방에 대한 적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 원유를 확보하는 것은 미국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캐나다 원유를 최대한 많이 공급받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공급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캐나다의 원유 생산지역인 앨버타와 정제시설이 있는 미국의 텍사스를 연결하는 '키스톤XL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캐나다에서 매일 11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 이 정도 양이면 중동이나 남아메리카 지역의 적대국들로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불행히도 2008년 이후 이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해와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면 자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했고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이달 들어 다시 한번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었고 언제 프로젝트를 시작할지도 정하지 않았다.
많은 환경단체들은 파이프라인 건설을 반대한다. 이들은 캐나다가 미국 수출을 위해 더 많은 유사(오일샌드)층을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들은 미국이 캐나다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으면 캐나다가 원유를 채굴하지 않을 것이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 캐나다가 원유를 미국에 팔지 않더라도 대체 시장은 존재하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캐나다는 아시아 시장에 원유를 팔기 위해 태평양만에 공급시설을 만드는 두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 중이다.
문제는 캐나다가 유사층을 개발해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미국이 엄청난 양의 캐나다 원유를 이용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캐나다에는 1752억배럴의 원유가 묻혀 있다. 캐나다는 유사층을 개발할 때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했고 원유를 추출하거나 정제할 때 사용하는 물의 양을 80% 정도로 줄였다. 캐나다는 원유를 모두 시추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땅에는 수천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로 가꾸고 있다.
파이프라인 건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무시해선 안된다.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미국에 생기는 일자리는 단기적으로 2만명,장기적으론 25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파이프라인 건설로 5억8500만달러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고 파이프라인이 100년간 운영된다면 50억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키스톤XL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캐나다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고 미국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 성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
토머스 도노휴 < 美 상공회의소 회장 >
◆이 글은 토머스 도노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이 '미국을 구원할 캐나다 원유(Canadian oil to the U.S. rescue)'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의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막대한 원유를 보유한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서방에 대한 적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 원유를 확보하는 것은 미국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캐나다 원유를 최대한 많이 공급받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공급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캐나다의 원유 생산지역인 앨버타와 정제시설이 있는 미국의 텍사스를 연결하는 '키스톤XL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캐나다에서 매일 11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 이 정도 양이면 중동이나 남아메리카 지역의 적대국들로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불행히도 2008년 이후 이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해와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면 자연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했고 부정적 영향이 없을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이달 들어 다시 한번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었고 언제 프로젝트를 시작할지도 정하지 않았다.
많은 환경단체들은 파이프라인 건설을 반대한다. 이들은 캐나다가 미국 수출을 위해 더 많은 유사(오일샌드)층을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단체들은 미국이 캐나다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으면 캐나다가 원유를 채굴하지 않을 것이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 캐나다가 원유를 미국에 팔지 않더라도 대체 시장은 존재하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캐나다는 아시아 시장에 원유를 팔기 위해 태평양만에 공급시설을 만드는 두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 중이다.
문제는 캐나다가 유사층을 개발해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미국이 엄청난 양의 캐나다 원유를 이용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캐나다에는 1752억배럴의 원유가 묻혀 있다. 캐나다는 유사층을 개발할 때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했고 원유를 추출하거나 정제할 때 사용하는 물의 양을 80% 정도로 줄였다. 캐나다는 원유를 모두 시추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땅에는 수천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녹지로 가꾸고 있다.
파이프라인 건설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무시해선 안된다.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미국에 생기는 일자리는 단기적으로 2만명,장기적으론 25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미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파이프라인 건설로 5억8500만달러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고 파이프라인이 100년간 운영된다면 50억달러의 세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키스톤XL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캐나다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고 미국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 성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
토머스 도노휴 < 美 상공회의소 회장 >
◆이 글은 토머스 도노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이 '미국을 구원할 캐나다 원유(Canadian oil to the U.S. rescue)'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