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국영은행이 미국 소매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에 성공하면 브라질 은행의 첫 미국 은행 인수 사례가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브라질의 방코도브라질(Banco do Brasil)이 미국 유로뱅크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로뱅크는 미국 마이애미시에 있는 지역 은행으로 3개 지점을 두고 있다. 방코도브라질은 지난해 11월에도 미국에 거주하는 브라질인들이 주로 거래하는 미국 은행을 상대로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방코도브라질은 지난해에만 70억달러의 순익을 내 인수 · 합병(M&A)을 위한 '실탄'을 확보한 데다 최근 브라질 경제의 호황으로 헤알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구매력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방코도브라질이 유로뱅크를 인수하면 미국 시장 공략 거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규모가 큰 은행은 아니지만 지역적으로 브라질과 미국의 교역 요충지로 통하는 플로리다에 지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코도브라질이 미국 내 라틴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송금 서비스 등 수익 사업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브라질 부유층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플로리다에 있는 자산을 사들이고 있고 방코도브라질은 이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헤알화 가치 상승은 브라질 기업들의 해외 M&A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원은 주로 국영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을 통해 이뤄진다. 이 은행을 통해 민간기업에 M&A 자금을 대출 해주는 방식이다.

브라질 육류가공업체인 JBS가 2009년 텍사스 치킨업체 필그림스프라이드의 대주주 지분을 사들일 때 BNDES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게 대표적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