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를 다루기 위한 6자회담 당사국들의 움직임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 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없는 한 대화는 없다고 했지만 한국과 미국,중국 등 고위 외교 당국자들은 대화 재개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외교 당국자는 12일 "6자회담의 재개 조건,회담 의제,회담 이후 상황까지 염두에 둔 대화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헌정회 회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남북 관계는 어려운 고비에서 오히려 길이 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초부터 여권에서 제기된 '남북관계 4월 모멘텀설'과 연관지어 전기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북과 미국,중국 관계자들의 행보는 더욱 빨라졌다.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지난 11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단계적 계획을 언급했다. 우 대표는 중국을 방문 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만찬을 마친 뒤 "남북 수석대표 회담을 거쳐 북 · 미 접촉,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대화 수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측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상황 진전에 따라 북측이 우리 정부에 회담재개를 정식으로 제의해 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의 김 제1부상이 최초로 남북회담 테이블에 마주앉게 된다. 위 본부장은 "남북회담이나 6자회담을 여는 것은 절차적 수단에 불과하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 본부장은 이날 14일까지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주말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외교부는 "클린턴 장관이 오는 16일 방한한 뒤 일본으로 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한이 한반도 안보정세 흐름에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영식/김정은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