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부토건이 전날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1948년 설립한 국내 건설면허 1호 기업인 삼부토건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만기 연장여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 즉 만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법정관리 신청의 직접적인 원인은 2006년 이후 분양사업을 추진한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 관련 PF대출 만기연장 사안이다. 이 사업은 1가구당 50억원 내외, 261세대의 고급 주택타운을 2011년 8월부터 분양할 계획으로, 그동안 친환경 주거지에 대한 아파트 건립 논란에 따라 사업추진이 연기된 바 있다. 이 헌인마을 개발사업 관련 시행사로 2006년 4월 설립된 우리강남 PFV는 4270억원의 대출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절반씩 지급보증한 것이다. 이 PF대출의 만기는 4월 13일, 4월 14일이었으며 만기금액은 각각 2420억원, 1850억원으로 하나대투증권은 파악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몇몇 은행을 필두로한 삼부토건 관련 대주단이 이 개발사업 만기연장 의사를 밝혔음에도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에 대해 의아한 반응한 보이고 있다. 삼부토건은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남우관광(지분 95.2%) 등 계열사와 공시지가 기준 2494억원에 달하는 토지 보유 등 비교적 풍부한 담보제공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2010년 12월말 기준 자본총계 대비 2.7배 수준인 9395억원의 PF대출잔액에 대한 경영상의 부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PF 대출잔액을 반영시 삼부토건의 2010년 12월말 수정부채비율은 475.7%, 수정순차입비율은 341.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공능력순위 각각 43위, 49위, 47위인 진흥기업과 동일토건, LIG건설의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결정에 이어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은 중견 및 중소건설사의 빠른 구조조정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09년 1월, 3월, 2010년 6월 3차례에 걸친 건설업종 신용위험평가에 대한 좀더 엄격한 잣대 적용과 냉정한 옥석가리기 작업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3조6000억원에 달하는 PF 부실채권 정리계획 대출잔액 회수 방침과 맞물려 진행될 것"이라며 "이 시기중 중견 및 중소 건설사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극도의 '빈익빈부익부' 상황을 보이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에 대한 차별적인 투자시각 유지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