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유출입을 야기하는 국제거래는 다양하다. 거래유형별로 외화유출입을 집계한 국제수지는 경상수지(current account),자본금융계정(capital and financial account),그리고 '오차 및 누락'의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외화의 규모를 나타내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그리고 경상이전수지로 구성된다.

상품수지는 수출 빼기 수입인데 과거에는 무역수지라고 불렀다. 수출입의 금액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화물이 해당국 항만의 선박과 공항의 화물기에 선적된 본선인도가격(FOB:free on board) 상태에서 평가한다.

한국 수출업자가 미국에 100만달러의 상품을 수출할 때 운임과 보험료가 5만달러라고 하자.운임 등을 누가 부담하는지에 상관없이 같은 상품의 가치는 부산항 FOB로는 100만달러이고 로스앤젤레스(LA)항 FOB로는 105만달러이므로 한국의 수출은 100만달러이고 미국의 수입은 105만달러로 기록된다. 그러므로 한 · 미 양국이 같은 금액 100만달러어치를 서로 수출할 경우 두 나라의 상품수지는 국제수지상으로 모두 각각 5만달러 적자로 기록된다.

수출입은 반드시 세관을 통과한다. 그런데 무역업자가 해외 해운회사와 보험회사를 이용한다면 운임과 보험료 5만달러가 해외로 유출되는데 이 외화유출은 세관을 거치지 않는다. 이처럼 운송 등 서비스 거래의 국제수지는 세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상품수지 아닌 서비스수지로 집계된다.

세계화가 급진전하면서 운송과 보험 이외에 여행 통신 건설 금융 로열티 컨설팅 오락 등 각종 서비스의 국제거래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서비스 거래 규모는 2009년에 무역의 20% 정도에 이르렀는데,2008년에는 상품수지 흑자(51억7000만달러)가 서비스수지 적자(57억3000만달러)에 압도당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소득수지는 노동과 자본의 이용 대가로 임금 및 이자를 지불함에 따라서 발생하는 외화 유출입을 집계한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모국의 가족에게 보내는 송금,차관의 이자,직접투자에 대한 배당금 송금 등을 포괄한다. 경상이전수지는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되는 무상원조,교포송금 등의 결과를 요약한다.

2009년도 한국의 상품수지는 378억7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수지는 66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보였고 전체 경상수지는 32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가 52억2000만달러에 이르러 서비스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상수지가 흑자면 그 기간 동안 그만큼의 외화를 해외로부터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