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 인수한다더니"…신영스팩, 알톤스포츠와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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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통한 상장 꺼리자
일반 제조업체와 '짝짓기'
일반 제조업체와 '짝짓기'
13일 신영증권의 신영해피투모로우1호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인수 · 합병(M&A) 소식을 들은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녹색기술과 첨단융합산업을 합병 대상으로 내세웠던 만큼 신재생에너지나 2차전지 등의 첨단산업을 떠올렸지만,합병 대상 기업은 자전거생산 업체 알톤스포츠였기 때문이다.
신영증권 측은 "자전거 생산도 정부가 발표한 녹색산업에 포함된다"고 말했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1994년 설립돼 자전거를 만들어온 기업이 일반 제조업체와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대신스팩을 시작으로 스팩의 합병공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성장성은 있지만 아직 괄목할 만한 실적이 없는 유망기업의 증시 입성 창구가 되겠다던 포부와는 달리 대부분 실적이 검증된 기존 제조업체가 합병 대상이다.
지난 11일 화신정공과 M&A를 선언한 HMC스팩도 비슷한 모습이다. 스팩 상장 당시 HMC투자증권 측은 친환경자동차 관련 우량 자동차 부품 · 소재업체를 합병 대상으로 정했다 하지만 화신정공은 자동차 섀시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자동차 부품회사는 맞지만 친환경자동차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대신스팩이 가장 먼저 합병공시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애초에 제조업 등 전통산업군을 합병 대상으로 내세웠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다른 증권사들이 합병 대상으로 삼은 신성장동력 분야는 기업 인수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로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의 기업을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스팩의 방향전환은 지난해 11월 강화된 우회상장 요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회상장하려는 비상장기업의 미래가치 반영을 제한하면서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스팩을 통한 상장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A스팩 대표는 "우회상장 요건 강화 이후 성장성이 높은 기업보다는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 중에서 합병 대상을 찾는 것으로 스팩들의 전략이 수정됐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신영증권 측은 "자전거 생산도 정부가 발표한 녹색산업에 포함된다"고 말했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1994년 설립돼 자전거를 만들어온 기업이 일반 제조업체와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대신스팩을 시작으로 스팩의 합병공시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성장성은 있지만 아직 괄목할 만한 실적이 없는 유망기업의 증시 입성 창구가 되겠다던 포부와는 달리 대부분 실적이 검증된 기존 제조업체가 합병 대상이다.
지난 11일 화신정공과 M&A를 선언한 HMC스팩도 비슷한 모습이다. 스팩 상장 당시 HMC투자증권 측은 친환경자동차 관련 우량 자동차 부품 · 소재업체를 합병 대상으로 정했다 하지만 화신정공은 자동차 섀시 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자동차 부품회사는 맞지만 친환경자동차와는 크게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대신스팩이 가장 먼저 합병공시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애초에 제조업 등 전통산업군을 합병 대상으로 내세웠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다른 증권사들이 합병 대상으로 삼은 신성장동력 분야는 기업 인수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로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의 기업을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스팩의 방향전환은 지난해 11월 강화된 우회상장 요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회상장하려는 비상장기업의 미래가치 반영을 제한하면서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스팩을 통한 상장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A스팩 대표는 "우회상장 요건 강화 이후 성장성이 높은 기업보다는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기업 중에서 합병 대상을 찾는 것으로 스팩들의 전략이 수정됐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