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다문화 시대의 빗나간 인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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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의 '현장리포트 외국인 126만명 시대' 기사(4월11일자)가 나간 뒤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와 관심을 보여 준 독자들도 있었다. 기사에 대한 관심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도 이어졌다. 해당 기사엔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칭찬과 격려도 있었지만 댓글의 대부분은 기사 내용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무작정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외국인 근로자를 옹호하는 언론의 선동질이니 다들 속지 마세요"(D 포털사이트),"언론이 이런 식이니 (국내에서) 외국인들이 판을 치고 다니지"(N 포털사이트) 와 같은 식이었다. "이 땅의 외국인은 모두 추방시켜야 한다"는 자극적인 댓글도 많았다. 기자에게 불쑥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욕을 퍼붓는 이들도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이런 분노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인터넷 댓글들과 '인종주의 사이트'에 범람하는 외국인 혐오 글들을 살펴보면 이유는 한 가지다. '외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다문화 정책,외국인과의 공존에 반대하는 한 단체의 창립 선언문에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박탈당한 일자리를 되찾자"는 주장이 나온다. 5000여명이 가입한 한 인터넷 카페에도 역시 일자리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고용난,특히 청년실업의 고충은 헤아리고도 남는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인식 등 경제적 요인 때문에 유럽 일부국가처럼 외국인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근래 유럽에선 실업난이 격화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신(新)나치주의와 스킨헤드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외국인들이 국내 일자리를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는가. 외국인은 대부분 한국인이 기피하는 3D,저임금,단순노동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 덕분에 제조업의 인력부족 현상이 완화될 뿐 아니라 기업들 인건비 부담도 덜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외국인을 비난하고 심지어 혐오하는 이들은 "우리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라 일자리를 빼앗기는 상황을 지적할 뿐"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기자에겐 이들과 유럽 스킨헤드족의 이미지가 자꾸만 겹쳐 보여 걱정된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칭찬과 격려도 있었지만 댓글의 대부분은 기사 내용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무작정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외국인 근로자를 옹호하는 언론의 선동질이니 다들 속지 마세요"(D 포털사이트),"언론이 이런 식이니 (국내에서) 외국인들이 판을 치고 다니지"(N 포털사이트) 와 같은 식이었다. "이 땅의 외국인은 모두 추방시켜야 한다"는 자극적인 댓글도 많았다. 기자에게 불쑥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욕을 퍼붓는 이들도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이런 분노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인터넷 댓글들과 '인종주의 사이트'에 범람하는 외국인 혐오 글들을 살펴보면 이유는 한 가지다. '외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다문화 정책,외국인과의 공존에 반대하는 한 단체의 창립 선언문에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박탈당한 일자리를 되찾자"는 주장이 나온다. 5000여명이 가입한 한 인터넷 카페에도 역시 일자리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고용난,특히 청년실업의 고충은 헤아리고도 남는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인식 등 경제적 요인 때문에 유럽 일부국가처럼 외국인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고 지적했다. 근래 유럽에선 실업난이 격화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신(新)나치주의와 스킨헤드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외국인들이 국내 일자리를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는가. 외국인은 대부분 한국인이 기피하는 3D,저임금,단순노동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 덕분에 제조업의 인력부족 현상이 완화될 뿐 아니라 기업들 인건비 부담도 덜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외국인을 비난하고 심지어 혐오하는 이들은 "우리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라 일자리를 빼앗기는 상황을 지적할 뿐"이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기자에겐 이들과 유럽 스킨헤드족의 이미지가 자꾸만 겹쳐 보여 걱정된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