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제품위탁생산(EMS)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이 공장 증설을 위해 브라질에 향후 5~6년간 120억달러를 투자한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이 폭스콘 임원들과 브라질에 대한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폭스콘의 투자로 1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스콘은 중국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기업으로 중국을 '세계 공장'으로 키운 일등 공신 기업 중 하나다. 브라질은 낙후된 제조업을 키우는 데 폭스콘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페르난도 피멘텔 브라질 개발산업통상부 장관은 "남미에서 가장 큰 태블릿PC 생산 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폭스콘은 브라질 정부에 에너지 공급,인터넷망,공항 접근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이용과 관련한 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대만 훙하이그룹의 자회사로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조립 · 생산하는 업체다. 중국에 100만명을 고용한 대규모 공장이 있으며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에도 생산공장이 있다. 브라질에도 이미 휴렛팩커드(HP) 소니 델 등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데 이번 투자를 통해 애플의 제품도 브라질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폭스콘이 브라질에서 대규모 증설을 준비하는 이유는 중국의 인건비가 크게 오르고 있는 것과 미국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데 드는 운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선전공장 근로자들의 잇단 자살로 비난을 받았던 폭스콘은 이후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을 두 배 이상 올려줬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폭스콘뿐만 아니라 모토로라 LG전자 등도 브라질 공장에서 태블릿PC를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중 상파울루 타우바테 공장에서 옵티머스패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모토로라는 상파울루 자과리우나 공장에서 태블릿PC인 줌을 생산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