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들의 거취와 향후 정치권 역학구도에 영향을 미칠 4 · 27 재 · 보궐 선거가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원,기초 · 광역의원,기초 · 광역단체장 등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135명이 후보로 등록해 평균 3.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여야 후보들은 14일부터 13일간의 '공식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잠룡들에게 희비를 안겨줄 전망이다. 당장 분당을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당선여부에 따라 야권 내 대선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김해을 선거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거취와 직결된다. 참여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유 대표의 대선행보에 탄력이 붙겠지만 거꾸로 패한다면 역풍을 만날 수 있다. 강원지사 선거는 간접지원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광재 전 지사의 향후 대선행보에도 직 · 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한나라당이 선거에 패한다면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지사 선거에선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최문순 민주당 후보에게 약간 앞서가는 양상이다.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강원도 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안 대표는 매주 3일 이상을 강원도에 머무르면서 엄 후보를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박근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거일 이전에 평창특위 행사를 1~2회 정도 열 방침이다. 민주당은 14일부터 시작하는 TV토론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넓은 지역의 특성상 "토론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많고 실제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전 지사가 토론회를 할때마다 지지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욱철 전 의원(한나라당)과 송훈석 의원(민주당)이 벌이는 장외 '영동대첩'의 결과도 선거 성패를 결정하는 변수다.

분당을 선거는 예측 불허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측은 중앙당에 대규모 지원유세단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부터 나경원 · 홍준표 최고위원 등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을 중심으로 현장유세에 투입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40%가 넘을 경우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30~40대 투표율 제고를 위해 점조직 형태로 직접 유권자를 만나 투표를 유도하고 있다.

김해을은 일단 야당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기선을 잡은 상태다. 한 가지 변수는 '단일화 후폭풍'이다. 단일화 이후 민주당 내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아 '야당 단일화'가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조직이 강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지역 당협위원장들에게 선거 지원 강화를 지시했다.

구동회/김형호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