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풍부한 중국 은행들이 뉴욕 맨해튼 고급 빌딩에 공격적으로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따라 부동산 금융시장이 경색된 틈을 활용한 대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최근 맨해튼 콜럼버스서클 인근 대형 빌딩에 2억5000만달러를 대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새로 꾸민 26층짜리 건물을 담보로 만기 상환용 자금을 빌려주기로 한 것이다. 대출 기한은 5년이다.

중국은행은 작년 말에는 파크애비뉴에 있는 오피스 빌딩 소유주인 브룩필드오피스프로퍼티에 만기상환용 자금으로 8억달러를 빌려줬다. 단일 대출기관이 하나의 건물에 빌려준 액수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앞서 자산 규모로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미드타운 매디슨 애비뉴에 있는 27층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1억5000만달러를 빌려줬다. 중국 은행들은 입지가 좋은 초우량 상업용 건물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대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중국 은행들의 뉴욕 부동산 금융시장 공략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충분히 떨어져 대출 위험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에 무관하게 사무실 수요가 꾸준한 뉴욕 부동산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1분기 중 맨해튼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8%로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