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조만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문제에 결론을 내릴 모양이다. 지난달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만큼 대주주 적격성을 갖추지는 못했다고 보고 론스타에 외환은행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법원 판결도 존중하면서 동시에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도 자연스레 승인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하나은행의 인수를 승인하면 강제매각 명령과 어차피 동일한 결과에 이르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매각 승인을 분리해 처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가 그렇게 종결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론스타에 대주주 자격이 없다면 우선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 가치는 크게 달라지게 된다. 하나은행이 론스타로부터 사들이기로 한 주식에는 30%의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하지만 대주주 자격이 부인되고 명령에 의해 팔리는 주식이라면 이는 결코 할증부로 팔릴 수 없다. 강제 매각이라면 통상 무차별한 시장매각을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인과의 프리미엄부 거래를 포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주가조작으로 부당하게 취득한 주식을 프리미엄부로 팔게 하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다. 물론 지금에 와서 하나은행과의 모든 추가적인 계약 과정을 원천 무효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이런 문제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도 딱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론스타 문제를 호도하고 오류와 미궁으로 빠뜨린 저간의 과정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론스타의 은행인수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설명된 적이 없다. 좌파들이 시장 자체를 불신하고 악선전하는데 론스타 사건을 악용해 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위는 강제 매각과 임의매각은 그 성격에 있어서 결코 같을 수 없다는 보편적 상식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또 얼렁뚱땅 해치울 일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조속히 매듭지어져야 한다는 점에는 전혀 이견이 없다. 팔아치우기만 하면 조건을 충족한다는 식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제에 법규정의 불비도 치유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