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또다시 기술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소속 중국인 연구원이 영업기밀을 중국 최대 종합가전 업체인 H사에 넘기려다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천세)는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 수석연구원인 중국인 첸모씨(40 · 여)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첸씨는 지난달 삼성전자 자신의 사무실에서 2011년도 기술개발 전략 등 기밀이 담긴 자료를 출력,집으로 가져가 이를 카메라로 찍어 노트북에 파일로 보관하고 있었다. 첸씨는 지난달 중국 H사로부터 수석기술관으로 채용됐다는 연락을 받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첸씨는 미국 영주권을 가진 중국인으로,2007년 미국에서 경력직으로 채용돼 삼성전자 국내 연구센터에서 근무해 왔다.

첸씨는 수사관들이 체포하려고 자택에 들이닥치자 파일이 저장돼 있던 노트북을 아파트 16층에서 던져 자료를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훼손된 노트북 등을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의뢰해 자료를 복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기술이 (H사에) 넘어간 것 같지는 않지만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라며 "외국인 연구원이 회사 기밀을 유출한 범죄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는 지난해에도 거래관계가 있는 미국 장비업체가 반도체 핵심 기술 95건을 빼돌려 하이닉스반도체에 넘긴 일이 일어났다. 협력업체 대표로 옮긴 전 직원이 냉장고 개발기술 파일 209개를 빼돌린 사건이 발생해 검찰이 수사하기도 했다.

임도원/김현예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