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여객선은 크게 페리(ferry)와 크루즈(cruise) 두 종류로 나뉜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운항의 목적이다. 페리는 운송이 목적인 데 비해 크루즈는 여가가 주 목적이다. 크루즈선이 페리에 비해 훨씬 고급스런 숙박시설과 다양한 위락시설을 갖추고 있는 이유다. 따라서 크루즈선은 승선 인원에 비해 배의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신 크기에 걸맞은 수요가 보장되지 않으면 운항 자체가 어렵게 된다. 대개의 크루즈선이 여러 나라를 오가며 다국적 여행객을 모으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크루즈 여행은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리는 데다 선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므로 일반적인 여행과는 다른 점이 많다. 따라서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먼저 승선 수속은 출발 5~6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수속 카운터에 승선서류나 온라인 체크인 확인서,여권,신용카드를 제출한다. 별도의 수하물 수속은 없다. 짐에 꼬리표를 붙여 항구에서 대기 중인 포터들에게 주면 객실로 가져다 준다.

신용카드처럼 생긴 승선카드는 선실 키이자 결제 수단이다. 승선카드에는 유람선명,운항 일자,탑승객 이름,정찬 레스토랑 시간 및 테이블 번호 등이 명기돼 있다. 승선카드로 기항지 선택 관광,각종 팁과 쇼핑 등 선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경비를 지불할 수 있다.

출항 전에 실시하는 안전훈련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귀찮게 여길 수도 있지만 비상시의 생존대책이자 크루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크루즈 여행의 만족도는 선상생활을 어떻게 즐기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쉴 수도 있지만 선상의 각종 이벤트와 공연 등을 즐기면 기쁨은 배가된다. 하루의 이벤트와 공연 일정은 전날 저녁 객실로 배달되는 선내 일일신문에 공지된다. 크루즈선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하루에 다 체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갑판 위에서 펼치는 축제는 물론 댄스,요가를 배울 수도 있고 크루즈 셰프가 요리 강습도 한다. 망망대해를 누비는 배 안에선 자신이 주인공이다. 여유를 택하든 즐거움을 택하든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기항지에 도착하면 선택관광에 참여할 수 있다. 일반 관광상품,문화공연 상품 외에 골프,스킨스쿠버,스노클링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크루즈에서는 팁을 하선 전에 일괄 지불한다. 팁은 선실을 청소해 주는 룸 메이드,저녁 정찬 서비스 담당 웨이터,보조 웨이터,수석 웨이터 등에게 준다. 팁 금액은 정해져 있으며,1박마다 산정된다. 승선카드로 팁을 지불하면 하선 전날 오후 선실로 감사의 편지와 함께 팁 바우처와 봉투가 전달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