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납품단가를 후려쳐 단기 성과를 높이려는 기업 관료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재계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 장관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기업 간부들이 성과를 내려고 단가를 깎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퇴임을 몇 년 앞둔 기업 관료들이 단기 성과를 내려고 부품업체들의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것은 모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저해하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 장관이 '기업 관료'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정권의 눈치를 보고 정책을 결정하는 관료들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결과를 소비자들로부터 냉정하게 평가받는 기업인들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과이익 공유제에 대해 반대하다가 정권 고위층을 의식해 입장을 번복한 최 장관이야말로 관료주의의 극치 아니냐"며 "대기업 경영자들이 단기 성과와 이익 늘리기에 급급해 중소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있다는 정부 내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