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백색가전 분야 핵심 기밀이 중국 최대 종합가전 업체에 넘어갈 뻔한 사건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천세)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삼성전자 생활가전부문 수석연구원인 중국인 C씨(40 · 여)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C씨는 지난달 사무실에서 회사 기밀이 담긴 자료를 출력,집으로 가져가 이를 카메라로 찍어 노트북컴퓨터에 파일로 보관하고 있었다.

해당 자료에는 삼성전자가 향후 10년 동안 백색가전 분야의 시장 트렌드를 분석한 내용과 가전 분야의 최고급 핵심 기술로 꼽히는 소음 저감 기술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기술이 넘어갔다면 삼성전자의 기업활동이 어려워질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라며 "아직까지 넘어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지난달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에서 수석기술관으로 채용됐다는 연락을 받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C씨는 미국 영주권을 가진 중국인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2007년 현지에서 경력직으로 채용된 뒤 한국 삼성전자 연구센터에서 근무해 왔다.

C씨는 수사관들이 지난 8일 압수수색을 위해 자택에 들이닥치자 파일이 저장돼 있던 노트북을 아파트 16층에서 던져 자료를 훼손하려 했다.

검찰은 훼손된 노트북 등을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의뢰해 자료를 복구 중이다.

이번 수사는 C씨가 최근 들어 인쇄물 출력을 많이 한 것을 의심한 삼성전자의 제보로 시작됐다.

임도원/김현예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