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자업체 슈나이더일렉트릭이 300억달러(32조원)에 스위스 보안제품 업체 타이코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전력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슈나이더는 타이코 인수를 위해 지난해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자문을 맡긴 상태다. 슈나이더의 현재 기업가치는 437억달러,타이코의 기업가치는 그 절반이 조금 넘는 250억달러다.

타이코 대변인은 이번 인수안에 대한 공식입장 표명을 거부했지만 타이코인터내셔널 이사회는 인수안을 검토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타이코는 2005년 당시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코즐로스키가 횡령 및 사기 혐의로 25년 중형을 선고받은 이후 2007년 타이코인터내셔널 TE커넥티비티 코비디엔 등 3개 회사로 분할됐다.

슈나이더의 타이코 인수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 보고서에 따르면 슈나이더의 자본구조가 이번 인수 이후 악화될 수 있다. 인수 · 합병(M&A)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 부담하게 될 막대한 세금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12일 슈나이더가 타이코의 인수를 위해 은행들과 인수 초기 단계 작업에 들어간 상태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슈나이더 주가가 3.5% 급락한 배경이다. 반면 타이코 주가는 7.4% 급등했다.

WSJ는 인수가 확정되면 보안시스템 시장에서의 독과점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국가의 기업 간 결합인 만큼 문화적인 충돌도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통신 장비업체 알카텔이 과거 미국의 정보기술(IT)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스와 M&A할 때도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고 WSJ는 전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