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자회사인 에이스디지텍을 흡수합병키로 했단 소식에 증권사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14일 증시 전문가들은 통합경영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제일모직과 에이스디지텍 두 회사 모두에게 호재라고 입을 모았다.

제일모직은 편광판 위탁 생산 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을 흡수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합병 비율은 1대 0.137이며 기존 에이스디지텍 주주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7.3주당 제일모직 주식 1주를 교부 받는다.

이 소식에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5.70%(6500원) 오른 12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전 종목 중 기관 매수 1위를 차지했다. 기관은 제일모직 507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결정으로 제일모직의 성장 모멘텀으로 평가받는 TV용 편광필름의 추가증설(#4~#5)이 가속화될 수 있고, 그동안 편광필름의 수익을 양사가 분할했던 것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생산(에이스디지텍)과 연구개발(제일모직)이 분리된 체제였는데 합병을 통해 통합경영을 하게되서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합병 시너지 효과뿐만 아니라 현금 유출 없이 주식교환으로 신주(244만주)를 발행키로 해 주가 희석화 우려도 없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안 연구원은 "기존에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던 에이스디지텍 지분 23.4%(543만주)를 신주 발행하지 않고 소각처리(자본조정 계상)하기 때문에 주가 희석화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편광필름 시장에서 63%의 비중을 차지하는 TV용 필름이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전자로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영업환경이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이번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전자 신규모델에 채용되면서 삼성전자 내 점유율(TV용 편광판의 경우)이 올해 15~20%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TV용 편광필름은 일본 업체들이 93%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투자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양사의 주가 추이에 따라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면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최지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날 에이스디지텍 주가가 합병 이슈로 급등하다 1만6150원으로 마무리했다"면서 "제일모직 주식으로 교환 가정하면 2%의 상대수익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신규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제일모직 주가 흐름과 연계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에이스디지텍의 상승율이 제일모직 대비 둔화될 때 추격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일모직 주가상승율 대비 미달하는 경우에 매수하면 주식 교환에 따른 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합병 이슈가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란 의견도 나왔다.

박태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합병자금 및 차기 라인 투자에 대한 자금 유출, 편광필름 상품매출에서 제품 매출로의 전환에 따른 제조원가 계상으로 인해 제일모직에 다소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필름 사업부 내의 시너지 효과, 차기 라인 투자금액의 원활한 조달과 성장 가능성확보, 라인 운영의 최적화, 원부자재 내재화에 따른 원가 절감 가능성 등을 감안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