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잡스'인 이유 "나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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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더십 제이/엘리엇·윌리엄 사이먼 지음/권오열 옮김/웅진지식하우스/336쪽/1만7000원
"구매자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나 같으면 이 제품 사겠는가"
애플의 힘은 이렇게 시작된다
"구매자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나 같으면 이 제품 사겠는가"
애플의 힘은 이렇게 시작된다
애플은 왜 강할까. 스티브 잡스의 비법은 뭘까. 잡스가 애플을 떠나면 어떻게 될까. 애플과 잡스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이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주는 책이 나왔다. 《아이리더십(iLeadership)》.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의 '아이(i) 매직' 비결을 설명한 책이다.
이 책은 애플 부사장으로서 잡스의 멘토 역할을 했던 제이 엘리엇이 목격했던 다양한 사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잡스가 태어나자마자 양자로 보내진 사연이나 말썽꾸러기 어린 시절 이야기,대학을 한 학기 만에 그만둔 이야기 등은 간단하게 처리했다. 반면 애플이 왜 강한지,잡스가 왜 대단한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완벽한 제품에 대한 열정'.저자는 애플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잡스 리더십의 핵심을 이렇게 표현했다. 잡스에게 제품개발 기준은 '구매자에게 도움이 되겠는가''나라면 이걸 원하겠는가'였다. 아이폰이 나온 배경도 그렇다. 잡스는 시중에 나와 있는 휴대폰이 너무 꼴사납고 불편해 아이폰 개발에 나서게 됐다.
책에는 잡스가 1985년 애플을 떠난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당시 잡스는 마우스로 아이콘을 눌러 작동하는 맥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았으나 판매가 부진했다. CEO 존 스컬리는 잡스에게 맥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 이에 실망한 잡스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뿌리치고 애플을 떠났다.
잡스는 넥스트를 세워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려고 했다. 넥스트가 만든 교육용 컴퓨터는 값이 비싸 많이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컴퓨터에 탑재한 운영체제(OS)는 대단했다. IBM이 100쪽의 계약서를 들고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려 한 적도 있다. 잡스는 "3,4쪽이 넘는 계약서에는 서명한 적이 없다"며 쓰레기통에 버렸다.
잡스는 루카스 필름의 그래픽팀을 인수해 픽사로 재탄생시켰고,픽사는 '토이스토리'로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넥스트와 픽사에서 축적한 기술은 잡스를 애플에 복귀시킨 원동력이 됐다. 당시 벼랑 끝에 몰린 애플은 넥스트가 개발한 OS를 손에 넣기 위해 넥스트를 인수했고 잡스는 CEO 자문역으로 애플에 복귀했다.
잡스가 펩시콜라 CEO였던 존 스컬리를 영입할 때 했던 "평생 설탕물이나 팔면서 사시겠습니까,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잡으시겠습니까"란 말은 유명하다. 이 책에는 길 아멜리오 애플 CEO가 잡스를 복귀시킬 때 했다는 말도 공개됐다. "넥스트에서 빈둥거리며 살 거요,아니면 세상을 바꿀 거요. " 잡스는 후자를 택했다.
책에는 잡스가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하게 한다는 사실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매킨토시 매뉴얼을 만들 때 실무자들은 12학년(고등학교 3학년) 수준으로 만들자고 했지만 잡스는 초등학교 1학년 수준으로 만들게 했다. 아이폰을 개발할 때는 버튼을 하나로 줄여야 한다고 고집부렸다. 현재 아이폰4는 버튼이 3개다.
잡스는 아이맥 개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그것(개발 계획)을 들고 엔지니어들에게 갔을 때 그들은 그게 불가능한 이유를 38가지나 들이댔습니다. 제가 말했죠.'그래도 우린 이대로 만들 겁니다. ' 그들이 묻더군요. '왜요?' 제가 답했습니다. '난 CEO이고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대 히트 제품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
저자는 서문에서 삼성 CEO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이 과거 소니와 비슷하다,소니가 밀린 것은 사용자 바람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과연 3D TV를 원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애플에서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제품을 통합하는 반면 삼성 제품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따로 논다고 지적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