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무료화 땐 年 1조5000억 매출 감소" 이통社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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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업계 '통신요금 인하' 줄다리기
펄쩍뛰는 이통사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 추진…스팸 폭탄에 고객 불편 커질 것"
한발 물러선 방통위
"블랙리스트·잔여량 이월 등 여러 방안 종합적으로 검토"
펄쩍뛰는 이통사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 추진…스팸 폭탄에 고객 불편 커질 것"
한발 물러선 방통위
"블랙리스트·잔여량 이월 등 여러 방안 종합적으로 검토"
14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은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문자메시지서비스(SMS) 무료화 등 통신요금 인하 방안의 골격이 전날 국회에 출석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입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특히 문자메시지 무료화 검토 발언에 대해 "모두 망하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최 위원장이 언급한 '블랙리스트(black list)' 제도 도입이나 정액요금제 잔여량 이월에 대해서도 "아직 시기 상조"라며 반대하고 있다.
◆"문자메시지 무료? 황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무료화 문제를 놓고 정부나 관련 사업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사전에 정보를 들은 적도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신업계는 해외 사례를 봐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AT&T는 문자 1건당 20~25센트를 과금하는 등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주요 국가의 통신사들은 모두 문자메시지에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해 문자메시지서비스로 약 5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전체 매출 21조3313억원의 2.7%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SK텔레콤은 SMS에서 전체 매출 12조4599억원의 5.2%에 이르는 6500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3000억원으로 전체 매출(8조5007억원)의 3.5%를 차지했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매년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문자메시지가 무료화되면 음성통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웬만한 대화는 문자로 하고 음성 통화는 꼭 필요한 순간에만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팸 문자가 엄청나게 증가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방통위는 일단 한발 물러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무료화,기본요금 인하,블랙리스트제 도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뜻"이라며 "특정 사안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제 도입,시기 상조"
최 위원장이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현재의 화이트리스트(white list) 제도가 휴대폰 가격 거품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이통사에 가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통사가 휴대폰 리스트를 관리하는 제도다. 반면 블랙리스트는 휴대폰을 먼저 구매한 뒤 이통사를 선택해 개통할 수 있는 제도다. 분실 · 도난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단말기 번호만 관리하기 때문에 이 리스트에 고유번호가 오르지 않은 단말기는 유심 칩만 꽂으면 언제든 개통해 쓸 수 있다.
방통위는 소비자가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직접 살 수 없는 왜곡된 유통구조로 인해 제조사와 이통사 간 복잡한 '보조금 거래'가 생겨났고,이것이 휴대폰 출고가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린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부정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도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액요금제 잔여량 이월 문제 역시 방통위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반대하고 있다. 매월 500MB(메가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정액 요금제를 선택했는데 100MB밖에 안 썼다면 나머지를 이월할 수 있다는 게 방통위 입장이다. 통신업계는 이에 대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뒤 지나치게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용자에 대한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문자메시지 무료? 황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무료화 문제를 놓고 정부나 관련 사업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사전에 정보를 들은 적도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신업계는 해외 사례를 봐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AT&T는 문자 1건당 20~25센트를 과금하는 등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주요 국가의 통신사들은 모두 문자메시지에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해 문자메시지서비스로 약 5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전체 매출 21조3313억원의 2.7%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SK텔레콤은 SMS에서 전체 매출 12조4599억원의 5.2%에 이르는 6500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3000억원으로 전체 매출(8조5007억원)의 3.5%를 차지했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매년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문자메시지가 무료화되면 음성통화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웬만한 대화는 문자로 하고 음성 통화는 꼭 필요한 순간에만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팸 문자가 엄청나게 증가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방통위는 일단 한발 물러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무료화,기본요금 인하,블랙리스트제 도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뜻"이라며 "특정 사안을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제 도입,시기 상조"
최 위원장이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현재의 화이트리스트(white list) 제도가 휴대폰 가격 거품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이통사에 가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통사가 휴대폰 리스트를 관리하는 제도다. 반면 블랙리스트는 휴대폰을 먼저 구매한 뒤 이통사를 선택해 개통할 수 있는 제도다. 분실 · 도난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단말기 번호만 관리하기 때문에 이 리스트에 고유번호가 오르지 않은 단말기는 유심 칩만 꽂으면 언제든 개통해 쓸 수 있다.
방통위는 소비자가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직접 살 수 없는 왜곡된 유통구조로 인해 제조사와 이통사 간 복잡한 '보조금 거래'가 생겨났고,이것이 휴대폰 출고가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린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부정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도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액요금제 잔여량 이월 문제 역시 방통위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반대하고 있다. 매월 500MB(메가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정액 요금제를 선택했는데 100MB밖에 안 썼다면 나머지를 이월할 수 있다는 게 방통위 입장이다. 통신업계는 이에 대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한 뒤 지나치게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용자에 대한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