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이 지금까지 지켜온 수준 높은 상품과 서비스,보험의 가치를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

국내 보험업계에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왔다. 푸르덴셜생명은 14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손병옥 부사장(59 · 사진)을 선임했다. 손 신임 사장은 다음달 1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2003년 보험업계 최초로 여성 부사장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손 사장은 1974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나와 체이스맨해튼은행 HSBC 등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1996년 인사부장으로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1999년 상무,2001년 전무를 거쳐 2003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인사 재무 홍보 등 경영 전반과 보험 운영 등 주요 직무를 두루 거쳤다. 작년부터는 푸르덴셜생명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경영일반은 물론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 보전 재무 정보기술(IT)까지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져왔다.

그는 또 푸르덴셜 사회공헌재단의 창립멤버이자 이사로서 푸르덴셜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을 지휘해왔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자선단체인 국제 메이크어위시 재단의 최초 한국인 이사회 멤버에 선임되기도 했다. 금융업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경부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2005~2007년),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2010년~현재) 등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손 사장은 "한국은 미국 본사에서도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은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라며 "제2의 창업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성장을 위한 다각도의 시도와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CEO 한 사람이 아닌 COO,최고재무책임자(CFO) 등 다른 부문을 맡고 있는 임원들과 모든 직원,설계사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을 펼쳐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여성 특유의 유연성과 업무 능력'을 꼽았다. 그는 "여성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 인사나 재무 등 핵심 업무를 보다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하지만 남성보다 네트워크 형성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결국 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손 사장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조직생활에서 폐쇄적이고 현실 안주적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타성에 젖어 '이 정도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가짐부터 떨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