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서로 돈 빌릴때 달러 대신 자국 통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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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 정상'싼야 선언'
SDR 역할 확대 지지
'핫머니' 규제 강화 촉구
IMF총재 서방독식 끝내야
SDR 역할 확대 지지
'핫머니' 규제 강화 촉구
IMF총재 서방독식 끝내야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이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개혁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상품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기는 국제 간 자본이동에 대해서도 국제적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브릭스 국가들은 14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3차 브릭스 정상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달러 중심 체제에 반기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선진국 중심의 경제체제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선진국들의 느슨한 통화정책'을 자국 경제 불안의 근원으로 지목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저금리와 양적완화 조치를 장기간 고수하면서 브릭스 국가와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달러 ·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상품시장과 브릭스 국가로 몰려들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통화 가치를 치솟게 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입으로 헤알화 가치가 최근 2년간 달러 대비 45% 올랐다. 중국과 인도 역시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상들은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과 자산 거품 같은 과열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원자재를 상대로 한 파생상품시장과 투기자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또 "더 광범위한 기축통화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강화하려는 지금의 논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탈(脫)달러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은 그동안 SDR의 기축통화 격상과 함께 위안화의 SDR 편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SDR 구성 통화에 대해 논의하기로 해 위안화의 SDR 편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우룽하이 중국 외교부 보좌관의 말을 인용,"브릭스 5개국의 개발은행이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로 서로 돈을 빌려주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무역거래도 각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게 돼 회원국 간 경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 지배구조 개편
국제 금융질서를 바꾸려는 브릭스 국가들의 구체적인 행동은 IMF를 통해 나타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유럽이 세계은행과 IMF 총재 자리를 독식해온 관행을 끝내도록 압박하는 내용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상들이 지난 65년간 이어져온 이런 관행을 종식시키기 위해 세계은행과 IMF에 대한 개도국의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중국국제연구소의 류유파 부소장은 "브릭스 국가들은 IMF의 투표권 확보 등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평등권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개도국들과 협력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릭스 국가들의 IMF 투표권은 전체의 11.28%다. 미국의 16.82%에 비해 떨어지지만 다른 신흥국 세력을 규합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15%도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브릭스는 세력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내년에 인도에서 열리는 4차 정상회담에는 인도네시아 등의 추가 가입도 예상된다. 또 브릭스 사무국을 설치해 장관급 회담이나 민간단체 간 교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한편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목소리로 서방 국가들의 리비아 군사개입을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의 공통 견해는 정치적 방식으로 리비아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군사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SDR(특별인출권)
special drawing rights.1969년 국제통화기금(IMF)이 도입을 결정한 가상의 국제준비통화.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제한 공급할 경우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문제가 있어 만든 것.SDR은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4개 통화를 가중평균해 산정한다. IMF 회원국은 일정 규모의 SDR을 출연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SDR을 배분받아 사용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달러 중심 체제에 반기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선진국 중심의 경제체제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선진국들의 느슨한 통화정책'을 자국 경제 불안의 근원으로 지목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저금리와 양적완화 조치를 장기간 고수하면서 브릭스 국가와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달러 ·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상품시장과 브릭스 국가로 몰려들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통화 가치를 치솟게 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입으로 헤알화 가치가 최근 2년간 달러 대비 45% 올랐다. 중국과 인도 역시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상들은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과 자산 거품 같은 과열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원자재를 상대로 한 파생상품시장과 투기자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또 "더 광범위한 기축통화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강화하려는 지금의 논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탈(脫)달러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은 그동안 SDR의 기축통화 격상과 함께 위안화의 SDR 편입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와 관련,SDR 구성 통화에 대해 논의하기로 해 위안화의 SDR 편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우룽하이 중국 외교부 보좌관의 말을 인용,"브릭스 5개국의 개발은행이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로 서로 돈을 빌려주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무역거래도 각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게 돼 회원국 간 경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 지배구조 개편
국제 금융질서를 바꾸려는 브릭스 국가들의 구체적인 행동은 IMF를 통해 나타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유럽이 세계은행과 IMF 총재 자리를 독식해온 관행을 끝내도록 압박하는 내용이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상들이 지난 65년간 이어져온 이런 관행을 종식시키기 위해 세계은행과 IMF에 대한 개도국의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중국국제연구소의 류유파 부소장은 "브릭스 국가들은 IMF의 투표권 확보 등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평등권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개도국들과 협력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릭스 국가들의 IMF 투표권은 전체의 11.28%다. 미국의 16.82%에 비해 떨어지지만 다른 신흥국 세력을 규합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15%도 채울 수 있는 수준이다.
브릭스는 세력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내년에 인도에서 열리는 4차 정상회담에는 인도네시아 등의 추가 가입도 예상된다. 또 브릭스 사무국을 설치해 장관급 회담이나 민간단체 간 교류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한편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목소리로 서방 국가들의 리비아 군사개입을 비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의 공통 견해는 정치적 방식으로 리비아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군사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SDR(특별인출권)
special drawing rights.1969년 국제통화기금(IMF)이 도입을 결정한 가상의 국제준비통화.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제한 공급할 경우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문제가 있어 만든 것.SDR은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4개 통화를 가중평균해 산정한다. IMF 회원국은 일정 규모의 SDR을 출연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SDR을 배분받아 사용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