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포털大戰] 로그인 한번에 한메일·카페·싸이월드·네이트온…포털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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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네이트, 모든 서비스 빗장 풀고 '동거'
협공 받는 네이버, 새 성장동력 못찾아 고심
협공 받는 네이버, 새 성장동력 못찾아 고심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의 전격적 제휴는 인터넷 포털시장의 재편뿐만 아니라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시장의 본격적인 패권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 입장에선 단순히 2,3위 포털업체가 연합해 1위업체인 네이버에 도전장을 낸 것이 아니라 미래 신질서 태동을 주도하겠다는 포석이기도 하다.
여기에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확산을 등에 업고 국내 모바일 검색시장을 급속히 잠식하면서 기존 포털업체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10년 전 검색시장을 놓고 네이버와 다음이 일전을 겨뤘던 단순 경쟁 구도는 인터넷 · 모바일을 아우르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경쟁관계에 있는 NHN과 다음이 구글,애플을 상대로 공정위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경쟁의 복잡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2004년 이후 국내 검색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네이버도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다음 · 네이트 연합 시너지는?
다음은 한메일 카페 아고라 등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SNS 부문은 네이트가 서비스하는 싸이월드가 압도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양사의 연합은 단순히 검색이나 광고부문의 역량을 확대하는 수준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을 공유함으로써 상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포털을 구축해 네이버의 아성을 허물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양사가 서비스 연동협력을 맺은 것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상호 응용프로그래밍개발환경(API)을 공개해 양측의 서비스 연동을 수월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SK컴즈와 다음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연동하면 각각의 서비스를 따로 로그인하지 않아도 양사의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다.
양사의 연합에는 또 '공룡포털' 네이버의 질주를 방치할 경우 군소 사업자로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도전받는 NHN
반면 다음과 SK컴즈의 연합을 바라보는 NHN 역시 속내가 편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만만찮은 상대들로부터 협공을 받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NHN은 여전히 뛰어난 경영실적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지난 수년간 신수종사업을 찾지 못해 성장세는 크게 둔화돼 있는 상태다. 수많은 추격자들이 모바일 검색,오픈마켓,광고대행 등의 분야에서 압박해 들어오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구글의 경우 신흥시장인 모바일 검색분야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7월 14%였던 모바일인터넷 시장 점유율은 올 1월 16.1%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 점유율도 올랐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각종 스마트기기에 갖고 있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구글의 상승탄력이 훨씬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일각에선 온라인이 모바일 디바이스 위주로 재편될 경우 '네이버 신화'가 끝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2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NHN이 야심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오픈마켓 사업에는 기존 1,2위 업체인 G마켓과 옥션이 잔뜩 벼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말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빼버려 NHN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