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잇따른 법정관리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한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2조2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대출 잔액의 18.9%를 차지했다.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9%(1조원) 선이다. 이에 비해 은행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38조7000억원으로 절대금액이 많긴 하지만 전체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2%에 불과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건전성에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고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들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대출한 부동산 PF에 시공사가 지급 보증한 경우 해당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여신은 즉시 고정이하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회수예상가액까지는 고정으로 분류돼 대출금의 최소 30%(고정)를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 회수예상가액 초과분에 대해서는 대출금의 최소 75% 이상(회수 의문)에서 100%(추정 손실)까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은행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고정 20%,회수 의문 50%,추정 손실 100%)에 비해 부담이 크다.

이는 2008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상향 조정해 부실에 대비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