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주민 대표들과 이 사업을 맡은 업체 관계자들이 서로 짜고 거액의 뒷돈을 주고 받은 혐의로 해양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해양경찰청은 골프장 조성사업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조직, 활동하며 관련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충남 태안군 일대 4개 어촌계에 각각 소속된 최모(60)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다른 최모(56)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해경은 또 이들에게 돈을 준 혐의로 모 업체 대표 박모(68)씨와 직원 박모(65)씨 등 3명을 입건했다.
　
　해경에 따르면 최씨 등은 태안 모 골프장 조성 반대 주민대책위 위원장과 위원을 맡아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골프장 사업에 반대하면서 해당 업체로부터 2006년 11월부터 1년간 5~6차례에 걸쳐 6억4000여만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주민 대표들은 업체가 지급하기로 한 마을공동발전기금 액수를 주민들이 요구한 것보다 낮춰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았고 업체 측은 대표들을 이용해 골프장 조성에 관련된 민원을 해결하는 이득을 얻었다.
　
　해당 업체는 골프장 건설에 앞서 부지 매입, 민원 해결 등의 용역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문제가 된 골프장은 ‘검은 거래’가 있은 후 공사에 착수, 지난해 완공됐다.
　
　해경은 이번에 입건된 어촌계원 12명 중 4명이 업체 측로부터 골프장 조성 관련마을 양식장 피해 보상금으로 1억원을 받아 주인에게 전해주겠다고 속이고 빼돌린 혐의도 밝혀냈다.
　
　또 보상금 전달 과정에서 해당 업체 직원이 회삿돈 2천만원을 횡령한 혐의와 모어촌계장이 별도의 어촌계 공금 3억7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추가로 확인했다.
　
　해경은 이들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이 같은 토착성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