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자동차株, 달릴 만큼 달렸다고?…아직 브레이크 밟을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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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업종 전망 - 자동차
국내·해외 통합플랫폼 적용
"兆단위 이익 개선 가능"
2분기도 '서프라이즈' 예고
부품업체도 日 생산차질 수혜
美·유럽 업체서 주문 '러브콜'
업종 PER, 지수 평균 밑돌아
국내·해외 통합플랫폼 적용
"兆단위 이익 개선 가능"
2분기도 '서프라이즈' 예고
부품업체도 日 생산차질 수혜
美·유럽 업체서 주문 '러브콜'
업종 PER, 지수 평균 밑돌아
자동차 주가가 많이 올랐다. 2009년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니 벌써 3년째 상승이다. 투자자의 상당수가 추가 상승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견지한다. 자동차는 실적이 늘어나는 산업 중에도 특출난 실적이 예상된다.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로 나타난다면 연간 실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연초 현대 · 기아차는 633만대(현대 390만대,기아 243만대) 생산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는 전년비 8%,기아차는 14% 늘어난 수치다. 도요타가 양적 급팽창 이후 품질저하가 나타난 것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다소 보수적으로 목표를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1분기 현대차는 91만7000대를,기아차는 61만9000대를 팔았다. 목표량의 23.5%,25.4%를 달성한 것이다. 1분기의 계절성을 감안할 때 매우 양호한 성과다. 2분기 판매도 이변이 없는 한 전 분기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랜저 등 고급모델 판매가 확대되는 가운데 통합플랫폼 적용을 통해 원가율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통합플랫폼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장에서도 동시에 적용된다. 연결 기준으로 원가율이 1~2%포인트 개선된다면 조 단위의 이익개선이 가능한 구조다.
뿐만 아니다. 해외 생산법인의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고정비 절감 효과로 연결기준 원가율이 추가 하락하고 있다. 해외 생산법인 가동률은 현재 95~100% 수준까지 올라와 이익 회수에 탄력이 붙고 있다. 해외 판매법인들도 작년보다 재고가 크게 감소하는 등 이익기여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현대 · 기아차 판매법인 중 그동안 주식 가치가 장부가보다 낮아져 지분법 대상에서 빠졌던 법인들은 작년 말을 기점으로 모두 회복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금융법인(현대캐피탈,현대카드,현대캐피탈 미국법인)이 연결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익이 크게 느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자동차할부금융 등 이른바 오토 파이낸싱을 통해 금융법인이 얻는 이익은 점증할 것이다. 이미 내수시장에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를 통해 자동차를 할부 혹은 리스로 구입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섰다.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할부 및 리스 대상 매출채권(금융사의 자산)이 8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자산증가에 따른 금융부문의 이익은 고스란히 현대차의 금융부문 매출과 이익으로 합산될 것이다.
이렇듯 종전 단독재무제표에서 연결재무제표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완성차업체를 평가하는 기준은 생산 판매 금융법인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감안할 경우 현대차 수익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대지진의 영향 역시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경쟁력에 큰 기회 요인을 제공할 전망이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의 동북지역 공장은 천재지변으로 가동이 중지된 상황이고 도요타보쇼쿠를 비롯한 부품업체들도 가동을 멈췄다. 기초 원재료인 철강 및 화학제품과 전력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고유가 상황을 맞아 일본 업체들이 소형차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어 현대 · 기아차는 상대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 기아차는 해외 다른 완성차업체들에 비해 일본산 부품 사용 비율이 매우 낮아 생산을 원활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부품업체들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 부품업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일본 대지진 등을 겪으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입지가 상당히 유리해졌다. 해외 완성차업체들은 그동안 단일 벤더(sole vendor)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일련의 위기를 지나면서 복수 벤더 체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을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의 위기로 부품 납품선 확대 필요성을 절감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분명 한국 부품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미 GM 포드 등 미국 업체들과 푸조 · 시트로앵(PSA) 르노 폭스바겐 BMW 벤츠 등 유럽업체들,중국 로컬 완성차업체들은 한국 부품업체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만도 에스엘 평화정공과 같이 해외 매출처를 대거 확보하고 있고 차세대 전장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은 이런 추세로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부품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린 사례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대규모 수주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부품업체 역시 완성차와 더불어 큰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다.
올 들어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대표주주 소송 등 굵직한 문제들을 일단락됐다. 이어 매우 양호한 1분기 실적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사상최대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완성차업체의 주가는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가 상황을 맞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고연비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상당히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 상반기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같은 완성차업체와 해외납품을 할 수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권한다. 아직도 자동차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자동차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코스피지수의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수익률을 만족시켜 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적과 현재 전개되는 경영 상황으로 판단하건대 자동차 업종 및 주식에 대한 긍정적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비즈니스리서치2그룹장 coolbong@ibk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