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랩어카운트) 시장상황따라 현금 비중 탄력적 운용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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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中 성장주 중심 '해외주식랩' 투자해볼만
지난해 자문형랩은 압축된 포트폴리오라는 장점을 통해 전체 투자자산 중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삼성증권이 판매한 설정액 100억원 이상,운용기간이 6개월 이상된 자문형랩의 수익률은 55%에 달했다. 우수한 성과에 힘입어 자문형랩은 자산관리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주목받으며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그러나 작년 자문형랩의 성공 뒤에는 다소 미진한 측면이 있었다. 하락장을 경험하지 못한 점이 그것이다. 압축 포트폴리오의 특성상 상승장에서는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하락 장에서는 그 반대로 코스피보다 낙폭이 클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의 우려는 지난 1월 말 이후 코스피가 조정을 겪으면서 본격화됐다.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하자 투자자들은 다시금 시장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에서는 대개 낙관적이지만 상승 과정에서 겪게 될 조정장에서의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에 최근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이러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대변한다.
그렇다면 랩어카운트가 어떻게 최근 약세장을 지나면서도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앞으로 랩 투자를 이어나갈지를 결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올 1분기 랩어카운트의 성공 비결에는 '압축형 투자'의 장점인 탄력적 현금 비중이 있다. 펀드는 기본적으로 '벤치마크'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벤치마크 즉 코스피200 구성종목에 항상 대부분의 자산을 투자해야 한다. 사실상 현금을 '하나의 종목'처럼 들고 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랩의 견고한 성적에는 '주도주의 성과 차이'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것이 화학업종과 금융업종이다. 주식형 랩의 평균 업종 비중 분석 결과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화학업종의 보유 비중이 시장 대비 13% 높은 반면 그렇지 못한 금융업종은 시장 대비 9% 낮은 비중을 보유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이 우수한 성과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편입종목의 적극적 트레이딩도 랩 수익률이 좋았던 한 요인이다. 삼성증권이 장기 성과가 우수한 한 자문사의 종목 구성 추이를 분석해 보니 비중이 높은 상위 3개 종목은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비중 하위 종목들은 시장 타이밍에 따라 적극적인 교체가 이뤄졌다. 다시 말해 '핵심 종목 장기 보유,일부 종목은 적극적 이익 실현' 전략을 구사한 것이 자문형랩 전체의 수익률 향상에 기여했다.
이런 특성들을 감안할 때 지수 2100 이후에도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랩어카운트 인기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장기 성과가 검증되고 시장 대응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다.
기존 펀드 투자자는 펀드랩에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펀드 투자자의 고민은 상품이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고 선택 후엔 운용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일 것이다. 펀드랩은 이런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는 좋은 투자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펀드랩은 전문가들이 시중의 수많은 펀드 중 가장 유망한 펀드를 선별해 투자한다. 정기적으로 펀드의 성과를 점검하고 펀드 비중을 조절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주식형 랩에 비해 최소 가입비가 2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고 판매수수료도 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주식형랩에 투자하고 있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필요하다.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안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해외펀드로 쓰라린 경험을 한 탓도 있겠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 사랑'이 너무 절대적이다. 하지만 한국 이외의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선 분명히 새로운 투자 기회들이 기다리고 있고 위험분산을 위해서도 해외에 대한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펀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해외주식랩'은 기본적으로 국내 주식자문랩과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외의 잘 하는 운용사를 자문사로 선정해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해외주식랩의 주요 투자 대상은 중국 소비성장주와 미국 성장주다.
랩어카운트에서 거둔 소득은 양도소득세로 분리 과세된다. 종합 과세 최고세율에 해당하는 투자자라면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랩어카운트는 담당 PB와 고객,전문가의 역량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성과관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자산관리서비스다.
과거 대부분 증권사의 자산관리서비스가 단순한 상품 판매에 머물렀다면,랩어카운트 서비스는 담당 PB와 고객 간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자산관리 트렌드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경 삼성증권 고객자산운용담당 상무 boros.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