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대는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결혼 자녀출산 내집마련 등 다양한 재무적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시기다. 젊기 때문에 합리적인 재무설계를 통해 장기간 투자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비교적 쉽게 준비할 수 있다.

우선 '3층 보장구조'를 충분하게 활용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세 가지의 연금,즉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서 노후생활비가 규칙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도 6년 전 퇴직연금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3층 보장시대로 접어들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잘 만들어진 3층 보장체계를 이용해 연금을 마련해야 한다. 비록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이 우려되고 있지만 국민연금을 노후 자금의 중요한 원천으로 간주해야 한다.

둘째 적립식 투자를 체질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적립식 투자는 월 소득 중 소액을 장기간 주식과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이다. 우리나라 적립식 펀드투자 계좌 수는 한때 1568만개에 달했지만 최근 938만개로 줄어들었다. 펀드투자 기간도 2~3년에 불과하다. 이런 단기간의 투자로는 도저히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단기 투자로는 주식이나 채권에서 발생하는 수익률을 제대로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복리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20~30년간의 장기투자를 실천해야 한다.

셋째 보험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20대도 대부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몇 개의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하지만 미리 의료비와 사망 위험관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세우고 나서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사례는 드물다. 자산과 부채,수입과 지출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재무목표 달성을 위해 위험관리 계획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보험상품 가입으로 인한 자금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넷째 일찍 결혼을 했고 자녀까지 있는 20대는 무엇보다도 자녀 교육비를 계획성 있게 지출해야 한다. 은퇴 준비는 대부분 자녀의 교육비 지출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물론 출산 자녀 수가 1.19명에 불과하므로 과거보다 부담이 덜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명에 불과한 자녀에 대한 과다한 교육비 지출로 결코 과거와 비교해 자녀 교육비가 줄어들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합리적으로 자녀의 교육자금을 마련,지출하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자가 과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의 자산구성을 보면 총 자산의 80% 정도가 아파트나 상가 토지와 같은 부동산으로 이뤄져 있다. 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지나친 집중투자라고 볼 수 있다. 부동산 주식 채권 예금에 골고루 분산 투자해야 한다.

우재룡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