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을 앞둔 국내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줄줄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청받아 상장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내달 초까지 공모 청약 일정을 잡은 6곳 가운데 절반인 3곳(골프존,케이엠에이치,KT스카이라이프)이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로 상장 일정이 미뤄졌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해 승인을 받았어도 한층 까다로운 심사로 공모주 시장 투자자들을 보호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계열의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지난해 9월 거래소 상장예심 청구 때와 달리 증권신고서의 희망 공모가 범위를 1만4000~2만원으로 올린 데 따른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받았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의 기준인 비교회사도 당초 한빛방송,SBS,온미디어,YTN 등 4개사였지만 증권 신고서에는 온미디어와 YTN 대신 CCS와 현대HCN이 들어갔다. 주관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현대HCN은 지난해 말 상장 이후 변경된 기업가치를 반영하고,당초 포함시키지 않았던 IPTV업체도 넣어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조금 낮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방송 송출 및 전문채널 사용업체인 케이엠에이치도 11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청약일정을 내달 16~17일로 변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원 등에 대해 주식매수선택권이 부여되는데 적은 물량이 아닌 데다 공모가와 행사가의 차이가 있어 정정 신고서에 추가 기재와 안전장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골프존 역시 11일 금감원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관련 산업의 성장성 전망 반영과 유사업체들의 지난해 결산수치를 반영한 공모가 산정을 요구받아 공모가를 6만9000~8만2000원에서 6만5000~7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 임원은 "공모가 거품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보여주려는 조치"라고 해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