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평화적 연구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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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美와 10년간 공동 추진
고준위 폐기물 공학적 처리 가능
고준위 폐기물 공학적 처리 가능
그동안 국내 연구진이 손을 댈 수 없었던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평화적 연구 · 개발 길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열린 '핵연료주기 한 · 미 공동연구 운영위원회'에서 한 · 미 양국이 파이로프로세싱(파이로 건식처리)을 포함한 사용후 핵연료 처리 연구를 향후 10년간 3단계로 나눠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또 파이로프로세싱과 연계한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연구 · 개발에는 미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원이 참여한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전기화학적 방법을 통해 다시 핵연료를 뽑아내는 기술이다. 사용후 핵연료엔 우라늄 외에도 플루토늄 큐륨 아메리슘 등 우라늄에서 변환된 악티늄 계열 물질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순수 플루토늄만 추출하는 게 통상 핵연료 재처리(습식처리)인데 핵무기 제조로 활용될 수 있어 접근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반면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과 함께 다른 악티늄 계열을 추출해 SFR이 핵연료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평화적 재처리 기술'로 불린다. 원전 주변에 쌓여만 왔던 사용후 핵연료 등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공학적 처리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두 나라는 연내 연구 인력들이 사용할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모의실험 시설을 구축해 본격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이후 2016년까지 실증 시설을,2025년께 실용화 시설을 건설 ·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과부는 파이로프로세싱과 SFR을 연계한 순환핵연료 주기 시스템 구현시 방사선 독성은 기존에 비해 1000분의 1,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규모는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사용후 핵연료를 직접 처분할 경우 보존 기간은 30만년에 달하지만 재활용하면 양이 대폭 줄기 때문에 300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원전 강국인 한국이 원전 쓰레기 처리 없이는 기술발전을 이어갈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 아래 양국이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