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주'가 이상 급등락하고 있다. 건강식품주에 대한 관심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누출에 따른 우려로 시작됐다. '스피루리나' '후코이단' 등이 방사능 오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르더니 최근엔 항암성분이 있다는 막걸리까지 건강식품주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제품의 효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추격매수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바통 잇는 건강식품주

건강식품주의 이상 급등은 지난달 29일 대봉엘에스에서 시작됐다. 해양연구원과 공동개발 중인 '스피루리나'가 방사능 오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대봉엘에스는 9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543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8일 9480원까지 상승했다.

대봉엘에스는 11일 갑자기 하한가로 떨어지며 닷새간 30.37% 급락했다. 이 바통은 엠에스씨엔알디가 이어받았다. 엔알디는 자회사를 통해 내달 초부터 스피루리나 성분이 함유된 건강보조제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8일부터 나흘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엠에스씨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는 '후코이단'이 방사능 오염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8일부터 닷새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엠에스씨와 엔알디는 15일 나란히 하한가로 추락했다. 방사능 오염 치료에 대한 효과가 과장됐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이들 종목을 대체한 건강식품주는 엉뚱하게도 막걸리 제조업체들이었다. 항암성분이 와인보다 막걸리에 많다는 한국식품연구원의 분석 발표 때문이다. 보해양조는 14일부터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으며,국순당도 15일 상한가 행렬에 동참했다.

◆실제 효능은 검증되지 않아

전문가들은 이들 식품의 실제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피루리나와 후코이단은 해조류 추출물로 둘 다 방사능 오염 치료나 예방 효과는 제대로 증명된 적이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건강기능식품기준과 관계자는 "스피루리나는 피부건강과 항산화,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지만 방사능 오염 치료에 효능이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코이단은 건강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으로 분류된 성분으로 건강 개선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항암성분이 있다고 해서 암을 예방하기 위해 막걸리를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일부 기업들의 태도도 주가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방사선 관련주가 급등했던 4일 삼성제약은 요오드가 첨가된 비타민음료 출시 계획을 발표해 주가가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엠에스씨로부터 후코이단을 독점 공급받아 판매하는 MSC후코이단은 후코이단의 효능을 묻는 투자자들에게 "후코이단의 방사능 오염 치료 효과가 일부 논문을 통해 검증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