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아이넷은 2006년 6월 무역업체였던 '코오롱인터내셔널'을 흡수 합병,새 출범한 이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실적이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달성한 것에서도 통합 효과가 잘 드러난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늘 7월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철강 · 화학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

코오롱아이넷은 코오롱정보통신과 코오롱인터내셔널이 합병해 탄생한 만큼 IT사업부와 무역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IT사업부는 서버(IBM 총판),스토리지(EMC 총판),CAD(오토데스크 총판) 등의 사업을 맡고 있다. 무역사업부는 주로 철강과 화학제품(각각 35% 수준)을 취급한다.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은 무역사업부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IT사업부가 22%에 그치는 반면 무역사업부는 78%에 달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무역사업부의 주요 취급 품목인 철강과 화학업황의 최근 호조는 코오롱아이넷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무역사업의 특성상 제품값이 오르거나 수출입이 확대돼 거래 물량이 증가하면 매출도 동반해서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방산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 1분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2~3분기까지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열사 간 지분 이동으로 구조적인 이익 개선

코오롱그룹은 2009년 12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을 2년 이내인 오는 12월 말까지 해소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계열사 간 지분 정리와 사업 통합화 등의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2월 캠브리지코오롱을 흡수 합병하고,미국 계열사 티슈진이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식이 지주회사인 코오롱으로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오롱아이넷도 자회사 구조조정에 나서 활발한 지분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미용사업을 하던 미국 법인을 지난해 처분해 약 10억원의 손실 감축 효과를 봤고,코오롱웰케어 지분 정리를 통해서도 10억원가량의 수익 증대 효과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코리아이플랫폼(이하 KeP)에 대한 지분 확대를 통해 20억원 안팎의 지분법이익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자회사 지분 변동으로 총 40억원 정도의 수익 개선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오롱아이넷은 이 밖에도 코오롱베니트 보유 지분을 올해 말 매각할 방침이다. 또 기타 자회사 처분으로 23억원 안팎의 처분이익,충당금(약 25억원) 환입 등이 발생해 올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주력 자회사로 남는 KeP는 구매대행을 담당하는 기업 소모성 자재(MRO) 담당 기업이다. 2006년 코오롱그룹이 삼보컴퓨터 등으로부터 주식을 사들여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매출 4639억원,당기순이익 52억원을 거뒀다. 올해는 매출 6800억원,당기순이익 68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KeP는 올해 코스닥시장 입성을 준비 중이다. 당초 내년에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앞당겨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낮은 장부가로 재무제표에 잡혀 있는 KeP가 상장되면 코오롱아이넷이 만만찮은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 상승에 주의해야

이 회사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전체 발행주식 수의 40%에 해당하는 대규모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유상증자의 1차 목적은 기한부 어음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있다.

코오롱아이넷의 부채비율은 2008년 170% 선에서 작년 말 200% 수준으로 소폭 높아졌다.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되면 부채비율은 한 단계 더 높아질 전망이다. IFRS 적용으로 올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30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회사 입장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증자 때 들어온 자금으로 기한부 어음을 상환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또 회사의 미래 성장사업을 제때 추진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인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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